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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세탁소 6주차2022년 10월 05일 수요일 저녁방송

제작 : 박예슬 / 아나운서 : 홍예원 / 기술 : 심지연

(S1 : 비비 – 비누 [03:03])

어서오세요~ 고민과 걱정을

털어주는 걱정 세탁소입니다.

오늘은 어떤 걱정을 가지고

오셨나요? 저만의 특별한

세탁 비법으로 얼룩진 마음을

깨끗하게 지워드리겠습니다.

아~ 강아지 옷을 맡기러

오셨군요. 상태를 보니 털이

많이 묻은 것 같네요. 옷에

담긴 사연을 말씀해주시면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제가 이야기를 들어드릴게요.

세탁 소요 시간은 20분입니다.

(M1 : 10CM – pet [03:10])

아~ 동화책 작가님이셨군요.

동그란 안경을 쓴 모습이

왠지 글을 쓰시는 분

같았답니다. 한창 낙엽이

떨어지는 선선한 10월에

어떤 걱정이 있어서

오셨나요? 비밀 보장은

확실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음~ 대학 졸업 후 작가를

준비하며 부모님 품에서

독립하셨군요. 집을 떠나면

외롭고, 고향이 그리워지죠.

그때 길에서 만난 강아지

‘보리’와 가족이 되었다니

(쉬고) 항상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했을 것 같아요. 저도

고양이를 키우게 된 이후,

퇴근이 그토록 간절해졌답니다.

(M2 : 볼빨간사춘기 – 상상 [02:55])

첫 원고료를 탄 후 이 옷을

사주셨다고요?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뻤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이 안 좋아졌군요.

1년 전부터 끙끙 앓다가

올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 옷을 보면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를 것 같네요.

작가 지망생부터 어엿한

작가가 될 때까지 곁에

머물러준 존재였기에 슬픔이

더욱 클 것 같아요. 퇴근 후

텅 빈 집을 보며 적응하기

힘들었을 마음 이해합니다.

저도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를

보내며 많이 슬퍼했거든요.

아직도 도어락 소리에

달려오는 모습이 생생하답니다.

(M3 : 선우정아 – 고양이 [03:12])

강아지가 많이 그리우시죠?

저도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어 이해합니다.

제가 극복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쉬고)

첫 번째는 슬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입니다.

떠난 슬픔을 무작정 삼키려

하지 말고, 집안 곳곳에

‘보리’의 물건과 흔적을

보며 이별을 받아들여 보세요.

그리고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차츰 보내주는 것이죠.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고, 그리워질 때 마음껏

그리워해주세요. 자신의

감정에 숨김이 없어야

미련도 사라지게 되죠.

손님께서 ‘보리’를 사랑하는

마음이 컸던 만큼 아픔도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에게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내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M4 : Crush – 우아해 [03:41])

두 번째는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을 가지는 것입니다.

사진을 인화해 액자에

보관하거나, 쏙 빼닮은

모형을 만들어 작업실에

놔두는 것처럼 말이죠.

음~ 동화책 작가님이시니

글이나 그림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언제나 ‘보리’와

함께하는 느낌이 들 거에요.

세 번째는 성급하게 새로운

반려동물을 입양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은 곁에

없는 것이 그립고, 외롭다는

이유로 감정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하지만

반려견은 누군가의 대체재가

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마음이 추스르진 후에도

늦지 않아요. 충분히

생각 후 결정해도 괜찮습니다.

(M5 : 윤하 – 사건의 지평선 [05:01])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내는 건

자식을 잃고, 친한 친구를

잃는 슬픔과 같다고 해요.

같이 지낸 시간이 많을수록

더 잊기 힘들겠죠. 하지만

이렇게 슬퍼하는 건 그만큼

함께한 시간이 소중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손님도,

‘보리’도 서로를 통해 사랑과

이별을 알게 되었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 손님은 좋은

주인이자 보호자였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나와

손님을 만난 것 자체가

‘보리’에게 행운이었을 거에요.

지금쯤 ‘보리’는 무지개별에서

행복하게 뛰어놀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보리’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기운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요?

슬픔을 떨쳐내게 된다면

꼭 저희 세탁소를 다시

찾아와 주셔야 해요!

(M6 : 김세정 – Whale [03:20])

이야기를 듣다 보니 벌써

세탁이 다 되었네요! 잔뜩

묻은 털은 저만의 세탁

비법으로 깨끗해졌는데

(쉬고) 물어뜯긴 부분이

눈에 걸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새 솜을 넣어

깔끔하게 수선해드릴게요.

수선이 끝났습니다.

뜯어진 부분에 솜을 넣어

새 옷처럼 만들어주었답니다.

깨끗해진 ‘보리’의 옷을 보며

조금은 덜 슬퍼하고,

덜 아파해보는 건 어떨까요?

손님이 방긋 웃는 모습을

상상하며 수선했으니까요!

(S2 : 너드커넥션 – 좋은 밤 좋은 꿈 [04:27])

오늘 가져오신 걱정과

고민이 조금 털어지셨나요?

오늘의 세탁비는 손님의

그리움 5방울입니다.

깨끗해진 강아지 옷처럼 마음속

걱정도 말끔히 지워졌길 바라요.

그럼 조심히 가세요.

박예슬 정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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