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김나현 / 아나운서 : 우인화 / 기술 : 김나현

(S1 : 터닝테이블 - 고민, 밤, 거리, 비[02:53])

아나운서 : 신라 경문왕의 귀는

당나귀의 귀처럼 길었다고 해요.

그것을 부끄러워했던 그는 왕관 속에 귀를 숨겨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게 했으나,

단 한 사람,

그의 왕관을 만드는 복두장은 알고 있었죠.

(쉬고) 이 사실을 알렸을 때

자신에게 해가 될까 노심초사하던 복두장은

이것을 비밀로 하기로 해요.

그러나 죽음이 임박하자,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 가서 이렇게 외쳐요.

(쉬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S1↗

아나운서 : 누구나 마음속에

말 못 할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부끄러워서, 두려워서,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답답해만 하지 말고, 우리 대나무 숲에 이야기할래요?

(M1 : 신현희와 김루트 - 같이같이 [03:09])

아나운서 :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을

다시금 돌아보는 달, 5월입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가까이 있어서 당연하고,

고마움을 잊어버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

기념일을 핑계대서라도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날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고마움을 표현해보셨나요?

어? 저기 우울해보이는 학우가 있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나? 슬퍼보이는 데요.

어떤 이유인지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볼까요?

(M2 : 엘리스 - 열려라 그대 [03:40])

사연자 : 저... 오늘 헤어졌어요.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저를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 게

행동에서 느껴졌거든요.

내가 아프다고 해도 신경도 안써주고...

힘들다고 해도 자기 할 말만 바빠서는...

같이 걸어가는 게 아니라

저만 졸졸 따라다닌다는 거, 저도 알았었어요.

M2↗

사연자 : 제가 잘못했던 걸까요?

내가 더 매력있었으면

우리 관계가 이렇게 깨지지는 않았겠죠?

솔직히 다시 잡고 싶어요...

바보같죠?

(M3 : 아이비아이 - 몰래몰래[03:49])

사연자 : 정말 많이 좋아했어요.

연애 한 두 번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좋아했던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좋아했죠.

같이 있는 모든 순간이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 같았고,

반쪽이 있다면 이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M3↗

사연자 : 근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편한 건지...

친구 만나는 약속은 끊임없이 있으면서,

저랑은 ‘나중에 보자.’라는 말만 하고,

언제 어떻게 만날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이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보고싶은 마음에

제가 먼저 찾아가야만

얼굴 몇 분 볼 수 있었죠.

(M4 : 태연 - Why[03:27])

사연자 : 그런데 이젠 더 이상 못하겠네요.

어느 순간 점점 제가 작아지고,

눈치보는 게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오늘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헤어지는 게 맞는 거죠?

이건 아니라고, 알고는 있는데...

다시 붙잡고 싶은 건 왜일까요?

좋았던 추억들이 자꾸 떠올라요.

M4↗

솔직히 이런 경험 한 두 번이 아니에요.

무슨 연애든 내가 좋으면 무조건 직진이였거든요.

정말 잘해줬는데...

매번 점점 남자친구들은 변했어요.

처음엔 같이 있고 싶어서 안달이었다가,

편해지면서 막 대하기 시작했죠.

여자는 쫌 튕겨주고, 가끔 가다 잘해줘야 한다던데...

제가 밀당을 못해서 그런건가봐요.

(한숨쉬며) 지금 잡아도 나중에 또 헤어질 거 아는데...

그놈의 정이 뭔지...

언제쯤 저는 사랑받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요?

(M5 : 폴킴 - Additional [03:47])

아나운서 : 남자친구와 헤어진 학우였네요.

(쉬고) 남자친구가 나와 완전히 같지 않은 이상,

연애는 삐그덕 거리고 아플 수 밖에 없어요.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른데

어떻게 엇나가지 않을 수 있겠어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와서

자신의 길이 더 편할 수 있겠지만,

같이 걷기로 했으면 발 맞춰 나가는 게

사랑 아닐까요?

그러다 도저히 같이 걷지 못하겠으면 헤어지는 거죠.

M5↗

아나운서 : 그러나 헤어짐은

생각보다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서로의 연을 끊는 일이니까요.

서로 사랑을 나누고 좋아하던 상대가

한 순간에 남이 되어버리는데,

어떻게 아무렇지 않겠어요.

(S2 : 폴킴 - 편지[04:28])

아나운서 : 그러나 만약 헤어지기로 결심했다면,

그건 한쪽의 책임이 아니라,

둘 모두의 책임인 거예요.

내가 무심코 했던 행동 하나하나가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로 남았다는 거니까요.

그러니 매번 비슷한 경험을 하시는 사연자분은

정 때문에 상대를 다시 잡으려고 하기보다,

나의 어떤 모습에 남자친구가

바뀌었을까 생각해봤으면 하네요.

분명 계기가 있을 거거든요.

직접 물어봐도 되고,

찬찬히 생각해보는 거죠.

그렇게 이유를 알았다면

내가 변할 수 있는 일인지 확인하고,

변할 수 없으면 깔끔히 포기.

변할 수 있으면, 그 남자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다가가야죠. 연애는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가시에 찔리고 상처투성이가 되도,

그 사람만 옆에 있고 싶은 거니까요.

S2↗

만약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해서

헤어졌다고 할지라도,

다음 연애에 또 똑같은 이유로 반복되면

그건 무조건 고쳐야 해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비로소 사랑 받을 수 있는 거거든요.

S2↗

아나운서 : 지금까지 여러분의 고민을

마음 편히 말할 수 있는 공간,

여기는 대나무 숲이었습니다.

여러분의 고민,

오롯이 여러분 것만이 아닙니다.

무거운 짐을 풀어놓듯,

우리 대나무 숲에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요?

(쉬고) 대나무 숲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그럼 다음 주 수요일까지 아프지 말고,

대나무 숲으로 놀러 와요~

안녕~

S2↗

김나현 실무국장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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