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김나현 / 아나운서 : 우인화 / 기술 : 김나현

(S1 : 터닝테이블 - 고민, 밤, 거리, 비[02:53])

아나운서 : 신라 경문왕의 귀는

당나귀의 귀처럼 길었다고 해요.

그것을 부끄러워했던 그는 왕관 속에 귀를 숨겨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게 했으나,

단 한 사람,

그의 왕관을 만드는 복두장은 알고 있었죠.

(쉬고) 이 사실을 알렸을 때

자신에게 해가 될까 노심초사하던 복두장은

이것을 비밀로 하기로 해요.

그러나 죽음이 임박하자,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 가서 이렇게 외쳐요.

(쉬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S1↗

아나운서 : 누구나 마음속에

말 못 할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부끄러워서, 두려워서,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답답해만 하지 말고, 우리 대나무 숲에 이야기할래요?

(M1 : 에이프릴 – 봄의 나라 이야기[03:23])

아나운서 : 벚꽃이 저번 주까지는 만발했던 것 같은데,

며칠 동안 비와 바람이 불어서

꽃들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남은 꽃 몇 송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다 떨어지겠지만,

예뻤던 만큼 아쉬움이 남습니다.

M1↗

어? 저기 떨어지는 벚꽃을

유독 아쉬워하는 친구가 있네요!

무슨 사연이 있는 건가?

많이 씁쓸해 보이는데요?

우리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볼까요?

(M2 : 트와이스 - DEJAVU [3:16])

사연자 : 꽃이 떨어졌어요...

진짜 예뻤는데, 일주일 사이에 이럴 수 있나요?

저번 주, 과제 하러 과 건물에 가면서

“우리 학교 정말 예쁘다!” 생각했었단 말이에요!

나는 과제 하러 간다고 상태가 말이 아닌데,

학교는 상대적으로 너무 예뻐 보여서

나무만 사진 찍기도 했죠.

(쉬고) 근데 이게 뭐예요?

이제는 나무에 있는 꽃들보다

떨어진 꽃이 더 많아 보이는 건

제 착각일까요?

정말 예쁘다고 생각한 만큼

많이 아쉽네요.

(M3 : 트와이스 – SAY YES [03:02])

사연자 : 솔직히 얘기하면 꽃이 아쉬운 건 아니에요.

제 옷이 아까운 거죠.

왜냐면 저번 주에 핀 예쁜 꽃에

옷을 충동구매 했거든요.

꽃처럼 화사한 옷 하나랑

사진 찍을 때 입을 옷 하나.

요즘 옷 하나도 정말 비싼데,

큰맘 먹고 두 개나 샀어요.

(쉬고) 그럼 뭐하나요?

이렇게 꽃이 떨어져 버리니,

내 옷들은 공중분해 돼버린 거죠.

정말 예쁜데...

꽃이라도 있으면,

마음이 들떠서라도 입었다고 하지만,

이젠 다 져가는 데 입으면

혼자 발악하는 것 같으니...

내년에 입어야죠, 뭐...

(M4 : 트와이스 – What is love? [03:28])

사연자 : 솔직히 이런 경험, 한두 번이 아니에요.

누가 ‘이거 예쁘지 않아?’라고 하면 눈 돌아가고,

나도 가지고 싶어서 괜히 검색해보죠.

이번에도 그렇게 시작했었는데,

한번 검색하는 순간 제 마음속에 들어와서는

밥 먹을 때도 생각나고,

수업 들으러 갈 때도 생각나고...

어느 순간 친구들한테

“이 옷 어때?” 물어보고 있어요.

괜히 예쁘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

근데 그렇게 사면

대부분 몇 번 입고 못 입거든요.

이번 옷은 언제 입을 수 있으려나 미지수고요.

진짜 뻔하디뻔한 패턴인데,

저는 왜 이리 쉽게 흔들릴까요?

정말 바보 같아요.

(M5 : 러블리즈 - 삼각형[03:30])

아나운서 : 벚꽃 때문에 들떠

옷을 충동구매한 학우였군요!

(쉬고) 꽃이 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피어 있는 꽃이 있답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망설임이 꽃을 더 빨리 지게 할 수 있으니까

망설이지 말고, 맘에 드는 예쁜 옷 입고,

꽃처럼 예쁘게 사진 찍는 건 어떨까요?

M5↗

아나운서 : 아직 배송이 안 되었다면,

또 그걸로 안타까워 할거죠?

안타까워할 필요 없다니까~

(쉬고) 벚꽃만 꽃인가요?

벚꽃이 지면, 장미가 필 텐데요!

시험 끝나고 5월에 창원 장미공원에서

장미의 고혹함도 느껴보라고요!

(S2 : 러블리즈 - 졸린 꿈[3:50])

아나운서 : 일명 ‘팔랑귀’라고 하죠?

좋다고 하는 건 다 해야 할 것 같은 거.

친구, 부모님, 교수님 등

주변 사람들 말 한마디에 휘둘리는 거 말이에요.

(쉬고) 가격 대비 성능, ‘가성비’라는 말을 알죠?

요즘 ‘가성비’에 대적할만한 기준이 생겼다는데요.

바로 가격 대비 마음, ‘가심비’입니다.

아무리 싸고, 아무리 좋아 보여도

내 마음에 와닿지 않으면,

그건 좋지 않다는 거죠.

(쉬고) 만약 자신이 ‘팔랑귀’라고 생각한다면,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잠시 잊어버리고,

‘내가 그 행동을 하면 어떨 것 같은지’,

‘내가 좋을 것 같은지’ 말이에요!

만약 정말 좋다고 생각하면

망설이고, 걱정할 필요가 있나요?

그냥 하면 되는 거지!

S2↗

지금까지 여러분의 고민을

마음 편히 말할 수 있는 공간,

여기는 대나무 숲이었습니다.

여러분의 고민,

오롯이 여러분 것만이 아닙니다.

무거운 짐을 풀어놓듯,

우리 대나무 숲에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요?

(쉬고) 대나무 숲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그럼 다음 주 수요일까지 아프지 말고,

대나무 숲으로 놀러 와요~

안녕~

S2↗

김나현 실무국장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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