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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세탁소 13주차2022년 11월 23일 수요일 저녁방송

제작 : 박예슬 / 아나운서 : 홍예원 / 기술 : 박예슬

(S1 : 비비 – 비누 [03:03])

어서오세요~ 고민과 걱정을

털어주는 걱정 세탁소입니다.

오늘은 어떤 걱정을 가지고

오셨나요? 저만의 특별한

세탁 비법으로 얼룩진 마음을

깨끗하게 지워드리겠습니다.

아~ 점퍼를 맡기러 오셨군요.

상태를 보니 숨이 많이

죽은 것 같네요. 점퍼에

담긴 사연을 말씀해주시면

세탁기가 돌아가는 동안

제가 이야기를 들어드릴게요.

세탁 소요 시간은 20분입니다.

(M1 : 우효 – 청춘 [03:05])

아~ 곧 경기를 앞둔

아이스하키 선수이시군요.

기다란 채가 달린 가방을

보고 알아챘답니다.

겨울이 다가오는 쌀쌀한

날씨에 어떤 걱정이 있어서

오셨나요? 비밀 보장은

확실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음~ 어렸을 때부터 이 동네에서

쭉 자라셨군요.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해 할머니 손에서 크셨다니

(쉬고) 이곳에서의 추억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할머니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고요? 금메달을

따오겠다는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많이

슬펐을 것 같습니다.

(M2 : 백아 – 첫사랑 [03:10])

이 점퍼를 할머니께서

고등학교 입학 선물로

사주셨다고요? 추운

아이스링크장에서 연습하는

손자를 위해 특별히 준비하셨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도 기대하지

않았던 시기에 할머니께서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을

해주셨군요. 아무도 나를

믿어주지 않을 때 누군가의

응원을 받으면 (쉬고)

평생 잊을 수 없게 되죠.

할머니가 떠난 후 손님의

마음도 허허벌판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마치 집을 지키는

울타리가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죠.

저도 어린 시절 잘 따르던

삼촌이 돌아가셨을 때 많이

슬퍼했거든요. 기일이 다가오면

슬퍼하던 어린 시절의 제 모습과

감정이 생생하게 기억난답니다.

(M3 : 검정치마 – EVERYTHING [04:53])

이야기를 듣다 보니 손님은

할머니를 많이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오랫동안 세탁소를

운영하며 느낀, 몇 가지 조언을

해드려도 될까요? (쉬고)

첫 번째는 건강한 애도를

하는 것입니다. 할머니와

함께했던 추억들을 떠올려

보세요. 좋았던 일, 슬펐던 일,

그리고 행복했던 일 등이 있죠.

이 추억들을 손님의 마음속에

소중히 간직해보는 것입니다.

슬픈 감정을 외면하려 하지

마세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건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충분히 슬퍼하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죠. 할머니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슬픔을 충분히 표현해보세요.

스스로 느끼는 감정 그 자체를

받아들인다면 그리움이

조금씩 덜어질 거예요.

(M4 : 신지훈 – 꽃무늬 벽지 [04:01])

두 번째는 계속해서 마음에

새기는 것입니다. 가까운 이의

죽음은 당시에는 슬프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뎌질 수

있어요. 그러니 항상 몸에

지니고 생각하는 건 어떨까요?

예를 들면 펜던트에 할머니

사진을 넣어 경기 전마다

행운을 비는 거죠. 아마

손님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좋은 물건이 될 거예요.

세 번째는 삶의 목표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동안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연습했다면 (쉬고) 이제는

손님의 진취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작해보는 거죠.

나를 응원해준 존재에게

보답한다는 느낌으로 뚜렷한

삶의 목표를 가진다면 (쉬고)

손님의 인생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겁니다. 아마 할머니께서도

기뻐하실 거예요.

(M5 : 허희경 – 김철수 씨 이야기 [04:09])

죽음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삶과 죽음은

그 누구도 선택할 수 없듯이

떠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삶의 이치이죠. 죽음이 있기에

인생이 더 가치 있지 않을까요?

이것을 이겨내는 과정조차도

손님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겁니다.

제가 보기에 손님은 할머니께

좋은 손자이자 멋진 선수였던 것

같습니다. 하늘에 계신 할머니도

손님을 보며 뿌듯해하실

거예요. 손님의 존재 자체가

할머니에게 큰 행복이었던 것

아닐까요? 아마 이 시간을

극복한다면 더 멋진 하키선수가

되리라 제가 장담합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게

된다면 저희 세탁소를

다시 찾아와 주셔야 해요!

(M6 : 윤종신 – 기억해 줘 [03:13])

이야기를 듣다 보니 벌써

세탁이 다 되었네요! 숨이

죽은 점퍼는 저만의 세탁

비법으로 부풀렸는데 (쉬고)

녹슬어서 고장 난 지퍼가

눈에 걸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새 지퍼로 바꿔드릴게요.

수선이 끝났습니다. 고장 난

지퍼 대신 새로운 지퍼를 달아

새것처럼 만들어주었답니다.

이 점퍼를 입고 할머니의

힘찬 응원을 받아 보는 건

어떨까요? 손님이 멋지게

빙판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상상하며 수선했으니까요!

(S2 : 너드커넥션 – 좋은 밤 좋은 꿈 [04:27])

오늘 가져오신 걱정과

고민이 조금 털어지셨나요?

오늘의 세탁비는 손님의

추억 8방울입니다.

깨끗해진 점퍼처럼 마음속

걱정도 말끔히 지워졌길 바라요.

그럼 조심히 가세요.

박예슬 정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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