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대방송 · 0914 수 점방 글월 우체국

제작 : 김보경 / 아나운서 : 안정빈 / 기술 : 김보경

(S1 : 아이유 – 비밀의 화원 [03:44])

어서 오세요~ 글월 우체국입니다.

저희 우체국은 순우리말

편지만 취급하고 있는데요.

가져오신 편지를 우편함에

넣어주시면 편지에 어울리는

순우리말을 추천해드립니다.

편지가 접수되었네요.

그럼 지금부터 순우리말

검수를 시작하겠습니다.

검수 시간은 약 1분이며,

기다리시는 동안 편지를

발송할 때 붙일 우표를 골라주세요.

(M1 : 김세정 – Warning [03:28])

검수 결과 고객님의 편지에서

음식과 관련된 단어에서 발송

제한되었습니다. 그럼 편지가

정상적으로 발송될 수 있도록

순우리말을 추천해드릴게요.

첫 번째는 ‘골탕’입니다.

‘골탕’은 한꺼번에 당하는

큰 손해나 곤란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단어인데요. 흔히

‘골탕을 먹었다’ 같은 관용구에

자주 쓰이고 있답니다.

‘골탕’의 원래 뜻은 소의

머릿골 등을 맑은장국에 익힌

국물 요리예요. 그래서 ‘골탕을

먹는다’는 것은 원래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었죠. 하지만 ‘속이

물크러져 상하다’는 뜻을 가진

‘곯다’와 음운이 비슷하여 부정적인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객님의

편지에 골치 아픈 일을 적어야

할 때, ‘골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 드려요.

(M2 : 치즈 – Be There [04:09])

두 번째로 추천해 드릴 단어는

‘말짱 도루묵’입니다. 열심히

공들인 일이 헛수고가 되었을 때

‘말짱 도루묵이 되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죠. 이 말에는

선조 임금과 관련된 이야기가

얽혀 있는데요.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가던 선조 임금은

‘묵’이라는 생선을 맛봅니다.

그러고는 생선의 맛을

극찬하며 ‘묵’ 대신 ‘은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죠.

‘묵’의 맛을 잊지 못한 선조는

전쟁이 끝난 후에 다시 ‘묵’을

구해 먹었는데요. 그는 너무

달라진 맛에 실망을 하고 맙니다.

그래서 생선의 이름을

‘도로 묵이라고 하라’는 명령을

내리는데요. 여기서 ‘도로 묵’이

‘도루묵’이 되고, 앞에 ‘말짱’이라는

말이 붙게 되었답니다.

(M3 : 악뮤 – MY DARLING [03:45])

마지막으로 추천해 드릴 단어는

‘앵두장수’예요. 과거 세종대왕이

한겨울에 앵두가 먹고 싶다고

하여, 궁궐이 발칵 뒤집힌 적이

있었습니다. 겨울에는 앵두를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결국 앵두를 구해오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는 방을

전국에 붙이게 됩니다.

큰 상에 눈이 멀었던 한 장사꾼은

꼼수를 썼는데요. 바로 술에

담긴 앵두를 물에 씻어

올린 것입니다. 이러한 꼼수는

기미상궁에 의해 금방 드러났지만,

이미 장사꾼은 멀리 도망가서

평생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요.

이후, 잘못을 저지르고 자취를

감춘 사람을 ‘앵두장수’라고

표현했답니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에게 편지를 쓸 때,

앵두장수라는 말을 쓴다면

편지가 더욱 재밌어질 것 같아요.

(S2 : 박재범 – GANADARA (feat. 아이유) [03:24])

순우리말로 쓰인 편지를

완성하셨나요? 받으시는 분의

주소와 우편번호를 한 번 더

확인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우표를 붙이시면 고객님의

소중한 마음을 빠른

시일 내에 발송해드리겠습니다.

김보경 정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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