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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7주차2019년 4월 18일 목요일 저녁 방송

제작 : 김나율 / 아나운서 : 권민규,우인화 / 기술 : 김나율

(S1 : Citizens! - True Romance [4:03])

A: 대학이라는 새로운 레일 위에서

스무 살이라는 출발선에 서 있는 나.

내 이름은 김민지.

이제 대학 입학하는 새내기다.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스무 살

그리고 나의 새내기 시절을

나는 지금 이 일기장에 기록해보려 한다.

언젠가 이 일기를 보면서

그때를 기억하고 미소 짓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

2019년 4월 11일, 날씨 ○○

대학교에 와서도 벼락치기를 할 줄이야.

(M1 : 프라이머리 – LOVE [04:22])

A: MT가 마시고 토하고의 줄임말이랬나.

마당놀이가 끝나고 저녁을 먹자마자

본격적으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재희 선배가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데

나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B: “민지 술 잘 마셔?”

A: 라고 물었다.

A: 나는 선배들이 주량 물어볼 때가 제일 무섭다.

잘 못 먹는다고 하면

B: “잘 못 먹는다고?

그럼 잘 먹을 수 있게 교육 좀 받아볼까?”

A: 라고 할 것 같았고, 잘 마신다고 하면

B: “잘 먹는다고?

과연 얼마나 잘 먹는지 실력 좀 볼까?”

A: 라고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A: 나는 그래도 내가 알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개총 때 저지른 있어서 할 말이 없었다.

B: “뭐야. 왜 겁먹고 그래.

술 아예 못 먹으면 음료수 줄게.”

A: 또 너무 나를 과소평가하는 선배의 말에

괜히 자존심이 상해서,

A: “아니요! 저 술 주세요.”

A: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을 했다.

그래도 내 생에 첫 MT인데

음료수나 먹고 앉아 있을 순 없지.

B: “너 오늘 제일 먼저 자는 거 아니야?”

A: “아니요! 저 오늘 안 잘건데요.”

B: “영민이한테 물어보니까

너 생각보다 술 약하다던데.”

A: “아, 오늘은 괜찮아요.”

A: 왜냐하면, 도핑을 했기 때문이다.

(M2 : Crush – Outside [04:17])

A: 술자리 초반 분위기는

여타 다른 행사들과 다를 게 없었다.

약간은 서먹한 분위기에 재희 선배가 눈치를 보더니

B: “저.. 우리 새내기들은 뭐 궁금한 거 없어?”

A: 아 진짜. 학교에 들어와서

저 질문만 몇 번을 들었는지.

선배마다 한 번씩은 물어보는 것 같다.

평소에 궁금한 게 있다가도

항상 이 순간에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다.

거기다 이제 개강 7주차.

어느 정도는 대학 생활에 대해 알았단 말이다.

B: “응? 민지야.”

A: 아니, 재희 선배 왜 하필

나만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묻는 건지.

A: “아.. 저 그게.. 음..”

B: “응응”

A: “(느릿하게) 뭐가.. 궁금하냐면요..”

아. 제발 생각 해내.

궁금함을 짜낸다고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고,

B: “영민이가~ 좋아하는~ 랜덤~게임!”

A: 결국 그 적막함을 견딜 수 없었던

서영민의 선창으로

정말 갑작스러운 타이밍에 술 게임이 시작됐다.

B: “딸기 삼비트! 딸기 삼비트!”

A: 아씨, 서영민 저거

내가 딸기 삼비트 못하는 거 알고

일부러 저러는 거다.

서영민, 너는 오늘 꼭 내가 죽인다.

(M3 : KARD – Oh NaNa [03:26])

A:초반의 서먹했던 분위기는 어디가고

정신을 차리고 사람들을 살펴보니

모두 아주 전투적으로 술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내가 오늘을 위해 딸기 삼비트를

얼마나 연습했는지.

B: “오, 김민지 웬일인데?”

A: “뭐가?”

B: “꽤 오래 살아있다 너? 슬슬 잘 때 안됐나?”

A: “내가 니도 아니고 술 게임에서 죽게?”

도발하는 듯한 내 발언에 서영민은

B: “오~ 그래?”

A: 하더니 노선을 바꾸었다.

B: “출~석부 출석부 출~석부”

A: 그래! 이 순간을 위해 아까 엠티 오자마자

조원들 이름을 외웠지.

여기서 죽는 건 내가 아니라 너다. 서영민.

B: “업그레이드!”

A: 아니 잠깐만. 이건 예상 못했다.

A: 딸기 삼비트에서 겨우 살아남았는데

예상치 못한 출석부 업그레이드에서

처참히 무너졌다.

다행히도 무너진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다들 술에 취해서

어느 한 쪽에서는 이미 토를 하고 있었고

어느 한 쪽에서는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었고

어느 한 쪽에서는 계속 술 게임을 하고 있었다.

아, 물론 이미 토를 하는 쪽은 서영민이었다.

다행이다. 숙취 해소제 때문인지 몰라도

오늘은 서영민이 나보다 먼저 취했다.

이걸로 두 달은 우려먹어야겠다.

어휴, 저거 봐라 저거.

저렇게 제 몸 못 가누고 돌아다니다.. 어?

(M4 : NCT 127 – 지금 우리 [03:20])

A: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다 먹고 식탁 위에 올려둔 빈 병이

바닥으로 떨어져 다 깨졌다.

서영민이 제 몸 못 가누고 돌아다니다 결국 넘어졌고,

넘어지다가 식탁을 건드린 것이다.

어휴. 저거저거 내가 사고 칠 줄 알았다.

한숨을 쉬며 깨진 병 조각을 주우려는데.

B: “어어. 건들지 마. 건들지 마!”

A: 재희 선배가 달려오더니

내 손을 덥석 잡았다.

B: “위험하게 뭐 하러 손으로 주워.

내가 빗자루 들고 와서 치우면 되는데.”

A: 나는 깜짝 놀라서 선배를 쳐다봤고

선배도 나를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잡힌 두 손을 보고는,

B: “아! 미안미안. 놀랬지.”

A: 하고 급하게 손을 놔줬다.

아. 제발 깜박이 좀 키고 들어와 달라고요.

안 그래도 서영민이 병 다 깨서

술이 다 깬 참이었는데,

갑작스럽게 훅 들어온 재희 선배 때문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M5 : OuiOui – 니 생각 (Feat. Wilcox) [03:36])

사람들이 다 취해서 난장판인 와중에도

재희 선배는 아주 멀쩡한 상태로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뭔가 갑자기 안쓰러워 보여서

A: “제가.. 도와드릴까요?”

B: “아냐 괜찮아. 나 혼자 할 수 있어.”

A: “아니에요. 저 술 다 깼어요.”

B: “응? 너 얼굴 엄청 빨간데 무슨 소리야.”

A: “저 원래 술 먹으면 빨개져요.”

B: “아 그래? 얼굴만 보면 엄청 취한거 같은데.”

A: 원래 술 먹으면 빨개지긴 무슨.

아까 일 때문에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리나 보다.

A: 그렇게 뒷정리를 다 하고

자신은 아직 취하지 않았다며

발악하는 영민이를 겨우 겨우 눕혔다.

와, 취한 사람 챙기는 거 진짜 보통 일이 아니구나.

새삼 개총때 나를 기숙사까지 데려다 준

영민이와 친오빠한테 고마워지는 순간이었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벌써 새벽 4시였다.

아직도 미친 듯이 술을 먹고 있는 방도 있었고,

사람들이 거의 기절하다시피 누워있는 방도 있었다.

나는 영민이를 챙기다가 기가 다 빨려 버려서

그냥 사람들이 기절해있는 방에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S2 : NCT U – Radio Romance [03:39])

A: 베개도 이불도 이미 다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나는 누울 공간도 마땅치 않은 자리에

적당히 대충 쪼그려 잠을 잤다.

A: “아.. 추워.”

술도 다 깨버린 상태에서

불편한 자세로 잠을 자려니

잠에 들지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실눈을 떠서 확인해보니

누군가의 과잠이 덮어져있었다.

그 따뜻한 온기 덕분에

나도 금방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렇게 엠티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갔다.

오늘의 일기 끝.

김나율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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