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 Shawn Mendes – Treat You Better [3:08])

어제부터 축제가 시작됐는데

다들 재밌는 시간 보내시고 있나요?

정말 이런 시간만

영원했으면 좋겠네요.

그럼 오늘의 시. 지금 시작합니다.

(M1: Keira Knightley –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3:39])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마음이 외로울 때도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M2: Christina Perri – A Thousand Years [3:18])

울지 마세요.

아무리 외롭더라도 울지 마세요.

누구든 곁을 떠나게 된다면

우리는 모두 외로워집니다.

원래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니까요.

오지 않는 연락을 기다리지 말고,

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

비가 온다면 빗길을 걸어가세요.

세상 모든 존재들에게도

외로움은 존재하니까요.

심지어 하나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린다고 합니다.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였습니다.

(M3: James Blunt – Goodbye My Lover (Acoustic) [5:06])

다들 고등학교를 나오셨다면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시가

바로 이 ‘수선화에게’입니다.

시를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에는 수선화가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그리스 신화인데요.

이 시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에코라는 이름의 님프가 있었는데

제우스를 돕기 위해 헤라와 수다를 떨다가

헤라에게 들키게 되고 에코는 목소리를 잃게 되죠.

이런 에코가 나르시스라는 남자를 좋아하게 되는데

나르시스는 차갑게 거절하죠.

결국, 에코는 동굴에 들어가 메아리가 되게 됩니다.

그 후 에코의 친구들이 복수의 여신 에리스에게

복수를 부탁하게 되고

나르시스는 물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그 자리에 머물다 물에 빠져 죽게 됩니다.

나르시스가 머무른 자리에 꽃이 폈는데

그 꽃이 바로 수선화입니다.

(S2: Taylor Swift – The Last Time (feat. Gary Lightbody Of Snow Patrol) [4:21])

원래 이것이 제일 유력한 해설이었지만

정호승 시인과의 인터뷰에서

정호승 시인께서 신화적인 의미로

수선화를 고른 것이 아니라

너무 외로워서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이라도

보고 싶어 물가를 떠나지 못하는 수선화를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상상력이 참 대단하지 않나요?

김기현  khb37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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