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최재우 / 아나 : 이인영 / 기술 : 최재우

(S1 : Chad Valley – Shell Suite[4:22])

A : 연극, 난쟁이들에서는 이런 말이 있어요.

사는 게 재미없니? 사랑 못해 초라하니?

누군가 왜 사냐고 묻거든

죽지 못해 산다고 대답하니?

사랑하고 싶어서 밤새도록 울어도

누군가 ‘사랑한다.’ 고백하면

상처받을까 두려워 도망가니?

괜찮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여기 있잖아.

그럴 땐 아이처럼 동화책을 펼쳐봐.

멋있는 왕자 공주가 나오는 동화나라 이야기

(잠시 쉬고) 당신과 함께 웃고 울어줄

무대 속으로 우리 같이 갈래요?

(M1 : 버벌진트 – 반도의 흔한 래퍼[3:38])

B : 그러니까 대충 내가 유명한 건 알겠네!

나야 뭐 유명해지는 건 관심이 없는데,

아니, 오히려 조금 짜증 나네.

뭐? 내가 무례하다고? 웃기는 소리.

뭐? 스타는 팬들이 있어야 성공한다고?

난 딱히 너희들이 필요해 보이지는 않는데.

나는 단지 만족감 때문에 글을 쓰는 거지,

돈이니, 유명세니 이런 거 전혀 바라지 않아!

그러니까 조금 많이 귀찮네. 이런 상황.

그만 좀 짖어댔으면 좋겠는데. 진짜 귀찮거든!

그러니까 작품 활동에 방해된다고 너희들!

(M2 : 나다, 전소연 – 무서워[3:00])

A : 아니지. 걔가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돼!

솔직히 나도 걔네 팬들은 관심 없어!

근데 걔 태도는 조금 거슬리네.

내가 없었으면 걔는 아직도 단칸방에서

살고 있었을 거다. 아마.

누가 걔를 인기스타로 만들어줬는데,

개는 나 없이는 글 한 줄도 못쓰는 바보거든.

뭐? 걔가 진짜로 그랬어?

어느 날 영감을 받아서 한 번에 이 글을 썼다고?

(쉬고) 진짜 웃기네, 진짜 걔 어떻게 된 거 아냐?

이 글을 한 번 봐봐! 제대로 보라니까!

이렇게 긴 글을 단편 소설 한 편 쓰기 힘들어하는

걔가 썼을 것 같아? 그럼 누가 썼냐고?

바로 내가 썼...(쉬고) 쓴 건 아니고 도왔지!

그런데 왜 나는 아직도 단칸방에서 사냐고?

(M3 : 버벌진트 – 싫대[3:17])

B :(영혼 없이) 와 진짜 웃기다...

걔가 날 키웠대요? 나 참 어이가 없어서.

햇빛 안 들어오는 지하방에서 살더니,

정신마저 놔버렸나... 쯧

잘한다고 하니까 머리만 커져가지고

제발 진정 좀 하지... 아놔 진짜 어이없어.

걔가 글을 잘 쓴데요? 아니 누가 그래요?

그거 자기 혼자만의 착각아니에요?

글 쓰는 능력은 하나도 없는 친구예요! 그 친구.

잘 하는 게 보자, 보자. 음, 빨래 하나는 잘 하더라.

하나는 진실되게, 확실하게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정말로 아무의 도움 없이

저 혼자 스스로 써내려 간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인기스타죠!

(M4 : 린 – 이별주[3:47])

B : 뭐야! 이게 뭐야! 야! 아니! 잠깐만!

야! 나 이런 장난 정말 싫어해! 진짜로!

아니 밖에 아무도 없어! 어! 누구 없냐고!

진짜 나 진지해! 이런 장난치지 말라고!

내가 왜 여기 묶여 있는 거야!

아니 내가 뭐를 잘 못 했는데!

너희들 이거 범죄인 거 알아?

다 감방에 들어가고 싶어? 정신 나갔어?

아니 나한테 원하는 게 뭔데?

사람이 말로 해야지? 못 배운 티 내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묶어다가! 또 깜깜한 데서!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정말 감당할 수 있겠어?

감당할 수 있는 일들만 해!

나 돈 많아! 원하는 게 뭔데? 말만 해!

누가 시킨 거야? 내가 더 줄 수 있어! 더 줄게!

아니 내가 돈 번 게 그렇게 억울했냐?!

아니면 고 계집애야? 하 만나는 게 아니었는데,

조폭이랑 오빠 동생 한다더니...

제발 가르쳐 주면 안 되냐?

이거 누가 시켜서 하는 짓거리야!

진짜 미안해! 내가 다 잘못했어!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 내가 다 들어줄게!

그러니까 우리 만나서 이야기하자!

이것도 좀 풀어주고, 제발.

(M5 : 이적 –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4:33])

A : 연극 ‘도둑맞은 책’(잠시 쉬고)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 시나리오 작가이며,

영화 대상 시상식에서

올해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로 화제를 몰았던

‘서동윤’ 작가는 영화 대상 시상식 날 사라집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 눈을 뜬 ‘서동윤’은

낯선 공간에 감금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 후 그의 보조 작가인 ‘조영락’이 나타나

시나리오를 쓸 것을 제안, 아니, 협박합니다.

시나리오의 주제는 ‘슬럼프에 빠진 작가가

살인을 하고 작품을 훔친다.’(쉬고)

그리고 이 시나리오의 제목은

‘도둑맞은 책’으로 정해집니다.

‘서동윤’의 시나리오는 살인을 저지르고

훔친 작품을 통해 부와 명예를 거머쥔

작가의 배신과 탐욕에 관한 이야기로

완성되어 갑니다.

그리고 시나리오가 완성된 순간

그는 자유의 몸이 됩니다.

유명 작가가 인기에 취해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본인 제자를 죽이고,

그 제자의 시나리오를 훔쳐

영화 대상 시나리오 상까지 받은

죄에 대한 벌을

연극 도둑맞은 책은 단 두 명의 배우로

덤덤하지만, 소름 돋게 보여줍니다.

두 명의 배우지만 꽉 찬 연극, 도둑맞은 책입니다.

(M6 : SAM SMITH – Money On My Mind[3:13])

B : 연극 ‘도둑맞은 책’에는

아주 독특한 연기가 있습니다.

다른 연극들이 명대사로 기억에 남는다면,

이 ‘도둑맞은 책’이라는 연극은,

연기 하나로 아주 깊은 인상을 심어줍니다.(쉬고)

바로 흡연 장면인데요.

‘도둑맞은 책’에는 작가들의 고충을

담배를 피우는 모습으로 표현하는데요.

밀폐된 소극장에서 배우들은 쉴 틈 없이

담배를 피워댑니다.

하지만 담배 연기마저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연극이 재미있다고 하니 기대되겠죠?

(S2 : Broken Bells – October[3:40])

A : 연극, ‘도둑맞은 책’은

‘2011년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으로

2014년 여름, ‘변정주’ 연출의 손길을 거쳐

밀도 높은 2인극 연극으로 탄생합니다.

이로 인해 ‘2014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합니다.

2014년 초연, 2015년 재연 공연도

대성공을 거둔 이 ‘도둑맞은 책’이

초심으로 돌아가 초연 무대였던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에서

10월 13일 오늘부터 시작한다고하니,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두 남자를 만나고 싶다면

빨리 예매해야겠죠?

 

최재우 실무부국장  diligentjw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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