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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연극반 - 관객모독2017년 9월 8일 금요일
  • 최재우 실무부국장
  • 승인 2017.09.08 16:25
  • 댓글 0

제작 : 최재우 / 아나 : 이인영, 조해영 / 기술 : 최재우

(S1 : Chad Valley – Shell Suite[4:22])

A : 연극, 난쟁이들에서는 이런 말이 있어요.

사는 게 재미없니? 사랑 못해 초라하니?

누군가 왜 사냐고 묻거든

죽지 못해 산다고 대답하니?

사랑하고 싶어서 밤새도록 울어도

누군가 ‘사랑한다.’ 고백하면

상처받을까 두려워 도망가니?

괜찮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여기 있잖아.

그럴 땐 아이처럼 동화책을 펼쳐봐.

멋있는 왕자 공주가 나오는 동화나라 이야기

(잠시 쉬고) 당신과 함께 웃고 울어줄

무대 속으로 우리 같이 갈래요?

(M1 : Adele – Skyfall[4:48])

B :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이 작품은 서두에 불과합니다.

여러분들이 일찌기 듣지도 못했던 걸

여기서 듣게 되리란 기대는 마십시요.

또한 보지 못하던 걸 보게 되지도 않을 겝니다.

여러분들이 극장에서 늘 보고 듣던 것들을

지금 여기선 보지도 듣지도 못할 겁니다.

여러분들이 눈으로 보아오던 걸

이제는 귀로 듣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보지 못하던 것 또한 귀로 듣게 되었습니다.

연극은 보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단지 형상이 없는

연극을 보게 될 뿐입니다.

(M2 : Anya Marina – Satellite Heart[3:34])

A : 여러분은 뭔가를 기대했겠죠.

아마도 사건을 기대했을 겁니다.

또는 아무 사건도 기대 않았는지 모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분위기를 기대했을 거고,

다른 세계를 기대했었을 겝니다.

다른 세계를 기대하지 않았을 수도 있죠.

어쨌든 여러분들은 뭔가를 기대했었습니다.

듣기를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여러분들의 기대는 빗나갔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질서 속에 앉아 있습니다.

얼굴들은 한 방향을 향해 돌리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앉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관객입니다.

하나의 큰 통일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자유롭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직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할 뿐입니다.

여러분들은 우리가 말하는 걸 보고 듣습니다.

여러분들의 숨결은 차츰

우리의 호흡에 맞춰 닮아갑니다.

우리의 대사에 맞춰 숨을 쉽니다.

여러분들과 우리는 차차 하나의 통일체가 되어 갑니다.

(M3 : Adele – When We Were Young[4:50])

B : 여러분들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생각의 제한을 받지는 않습니다.

생각은 자유롭습니다.

여러분에겐 속셈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우리는 여러분의 내심을 파고듭니다.

여러분들은 함께 생각하고, 함께 듣습니다.

그리고 들은 것을 실천에 옮기거나

옮기지 않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은 마음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우리들이 여러분과 얘기할 때

여러분들은 우리를 쳐다봅니다.

방관하지 않고 눈여겨봅니다.

여러분은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방어상태 속에 있지도 않고,

더 이상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바라보는

유리한 입장에 놓여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들 또한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을 바라봐야 하는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진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응시하기도 하고

우리가 응시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분들과 우린

차차 하나의 통일체가 되어갑니다.

(M4 : Bruno Mars – It Will Rain[4:19])

A : 이건 장난이 아니잖습니까?

이곳에서는 막간 휴식이 없고

여러분들의 심금을 울려줄 만한 사건도 없습니다.

이것은 공연이 아니니까요.

여러분에게 말하기 위하여

공연을 중단하는 법은 없습니다.

또한 환상에서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여러분들에게 보여주는 거라곤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린 어떤 운명을 상연하는 것도,

현실의 일부를 상연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여러분들에게 말해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곳에선 연기되는 것도 아니고

극적 사건이 연출되는 것도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여러분에게

뭘 보여주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들에게 말을 건네면서

상연하는 겁니다.

우리란 말 속엔 바로 당신이란 의미도 포합됩니다.

(M5 : Muse – Neutron Star Collision[3:50])

B : 그렇다고 우리가 여러분,

당신들의 입장을 묘사하진 않습니다.

반대로 여러분이 우리를 보고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린 어떤 상황을 상연하는 게 아니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나>를 두고 한 말이구나 하고

당황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당황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리 경고를 받았으니까,

모욕을 받아도 감당할 수 있을 겁니다.

A : 우리들이 비방하는 것의 주제는 바로 너희들이다.

너희들은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었다.

너희들은 애써 움직이지 않으려 했다.

너희들은 성공에 크나큰 몫을 한 거다.

너희들이 이 작품을 살렸다.

너희들은 참 볼만했었다.

성실하게 수고는 했다만

이 작품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M6 : Adele – Hello[4:55])

B : 여기 다소 듣기 거북한 연극이 있습니다.

바로 관객모독이라는 연극입니다.

(쉬고) 연극, 관객모독은 무려 50년 전인 1966년,

페터 한트케에 의해 쓰여진 희곡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인기와 함께

새로운 실험극으로 불리우고 있는데요.

특별한 의상도 갖추지 않은 네 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밝은 조명 속에 앉아 있는 관객들을 향해

“우리는 단지 말할 뿐이다”라고 말하며

연극은 시작됩니다.

이로써 이 작품은 전통적 의미의

줄거리 전개뿐만 아니라 소도구나 무대장치가 없는

실험극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S2 : Broken Bells – October[3:40])

A : 더군다나 극의 결말 부분에서 배우들이

관객을 향해 뱉어내는 수많은 욕설들은

관객들을 긴장시키는데요.

전통극의 틀이 되는 감정이입으로 인한

카타르시스가 아닌,

욕설과 비어에 대한 낯섦으로

연극, 관객모독은 우리 곁으로 다가옵니다.

(쉬고)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웰메이드전에서

6월 3일부터 6월 4일까지

단 이틀만 공연되었지만,

그 인기와 파급력은 어마어마하였다는

연극, 관객모독.

아쉽게도 지금은 남겨진 영상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많은 극단들이 이 연극, 관객모독에

도전한다고하니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봐요!

 

최재우 실무부국장  diligentjw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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