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대방송 · 0921 수 점방 글월 우체국

제작 : 김보경 / 아나운서 : 안정빈 / 기술 : 김보경

(S1 : 아이유 – 비밀의 화원 [03:44])

어서 오세요~ 글월 우체국입니다.

저희 우체국은 순우리말

편지만 취급하고 있는데요.

가져오신 편지를 우편함에

넣어주시면 편지에 어울리는

순우리말을 추천해드립니다.

편지가 접수되었네요.

그럼 지금부터 순우리말

검수를 시작하겠습니다.

검수 시간은 약 1분이며,

기다리시는 동안 편지를

발송할 때 붙일 우표를

골라주세요.

(M1 : 가을방학 – 속아도 꿈결 [03:36])

검수 결과 고객님의 편지에서

‘해’와 관련된 단어가 발송

제한되었습니다. 그럼 편지가

정상적으로 발송될 수 있도록

순우리말을 추천해드릴게요.

첫 번째는 ‘해바라기’입니다.

‘해바라기’라고 하면 노란색의

예쁜 꽃을 먼저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여기에는 또 다른

뜻이 담겨 있답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해바라기’가 가진 새로운

뜻을 알 수 있어요. 바로,

‘추울 때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일’입니다.

받으시는 분께 요즘 날씨가

참 좋은데 ‘해바라기’하자는

약속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편지에 낭만적인 분위기가

한층 더해질 것 같습니다.

(M2 : 케이시 – 어느 햇살 좋은 날 [03:56])

두 번째로 추천해 드릴 단어는

‘볕뉘’예요. 작은 틈을 통해

잠시 비치는 햇볕을 표현하는

말이죠. 숲속에서 내려오는

한 줄기 빛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잘 될 것입니다.

또 다른 뜻으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살핌이나

보호’가 있는데요. 따스하게

내려오는 햇살의 이미지와

잘 어울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뜻이랍니다.

조선 시대 학자, 조식의

시조에는 ‘볕뉘’를 활용한

구절이 등장해요. 바로,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이라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볕뉘는 ‘볕의 그림자’를

이르는데요. 옛날에는 ‘뉘’가

접미사로 쓰이면 ‘작은 것’을

뜻했다고 합니다. 결국,

시조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그림자만큼도 임금의 은덕을

입은 적이 없지만 (쉬고)

임금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겠다는 마음이랍니다.

(M3 : 산들 – 작은 상자 [03:26])

마지막으로 추천해 드릴 단어는

‘햇덧’입니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해가 짧아지기 시작했는데요.

그래서 눈 깜빡할 사이에

해가 지고 있는 모습을

자주 발견하게 되죠. 이처럼

‘낮이 짧아지는 가을날’과

‘짧은 해가 지는 동안’을

‘햇덧’이라고 표현합니다.

세월이 속절없이 빨리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덧없다’라고 말하는데요. 이는

‘무상함’을 표현하는 형용사입니다.

그래서 ‘햇덧’은 가을날의

쓸쓸함을 표현하기 좋은

단어이기도 해요.

(S2 : 멜로망스 – Happy Song [03:56])

순우리말로 쓰인 편지를

완성하셨나요? 받으시는 분의

주소와 우편번호를 한 번 더

확인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우표를 붙이시면 고객님의

소중한 마음을 빠른

시일 내에 발송해드리겠습니다.

김보경 정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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