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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야사 보따리 13주차2021년 11월 23일 화요일 저녁방송

제작: 안정빈 / 아나운서: 심은빈 / 기술: 안정빈

(S1 : 이날치 – 범 내려 온다 [05:32])

자자, 조선 팔도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은 이쪽으로

모여 보시게나! 날이면 날마다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니

빠진 사람 있으면 어서 데려오게, 어서.

다 모인 것 같으니 슬슬

시작해볼까? 오늘 가져온

이야기는 마음이 너그러웠던

조선의 명재상 (쉬고)

황희 정승에 관한 이야기일세.

그럼 지금부터 귀 쫑긋

세우고 들어보시게나.

(M1 : 에이스 - 도깨비 [03:35])

황희는 고려 말에 27세의

나이로 문과에 급제하였다네.

하지만 2년여 만에 고려가

망하는 바람에 두문동이라는

골짜기에 은거하게 돼. 그러다

2년이 지난 후 (쉬고)

조선 조정의 요청으로

성균관학관으로 임명된다네.

그에 대한 재미난 일화가

여러 개 있어. 첫 번째

이야기부터 말해주겠네.

어느 날, 사간원 소속의

이석형이 황희를 만나러 가게 돼.

황희는 이석형에게 책 표지의

제목을 쓰게 하였어. 곧

황희 집의 여종이 술상을 챙겨

들고 왔지. 그러고는 이석형을

노려보며 “술상을 놓으리까?”

라고 물어본다네. 황희는

이석형이 책 표지를

다 쓸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지.

(M2 : 김세정 - Warning [03:28])

여종은 한참을 기다린다네.

그러나 황희가 술상을 내려

놓으라고 하지 않자, 어찌

이리 꾸물거리냐며 고함을

질러. 황희는 웃으면서

내려놓고 싶으면 내려놓으라는

답을 하지. 여종이 술상을

방에 내려놓자, 남루한 옷을

입은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왔다네.

그 아이들은 황희의 수염을

잡아당기기도 하고 옷을 밟기도

했어. 심지어 술상의 안주를

집어먹기도 했지. 이들은

황희가 부리는 종의

아이들이었어. 황희는 아이들이

하는 짓을 지켜보면서

장난스러운 비명을 지르기도

하였다네. 이석형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고 말았어.

심지어 아이가 황희의 책에

오줌을 갈겼는데도 허허 웃고

말았다네. 황희 정승이 얼마나

너그러웠는지 알 수 있는 일화지.

(M3 : 백현 - Candy [03:47])

두 번째 이야기는 황희가

젊었을 때의 일이야. 그는

훗날에는 훌륭한 정승이

되었지만, 젊었을 때는 자신의

재주만 믿고 제멋대로

행동한 적이 많았어. 그래서

벼슬아치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지. 황희는 자신의 견문을

넓히기로 하고 길을 떠난다네.

황희가 남쪽 어느 지방에

이르렀을 때였어. 마침 모내기

시기라 들판에는 많은

사람들이 흩어져서 일하고

있었다네. 황희는 땀을 식히려고

나무 그늘에 들어가 앉았지.

맞은편 논에서는 늙은 농부가

누렁소 한 마리, 검은 소

한 마리를 부려 논을 갈고

있었다네. 황희는 한참을

구경하다 그 농부가 가까이

오자 물었어. 누렁소와 검은 소

중에 누가 더 일을 잘하냐고 말이야.

(M4 : 엔하이픈 – 모 아니면 도 [03:21])

늙은 농부는 황희가

있는 그늘까지 올라왔다네.

그러고는 황희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누렁소가

더 잘하오.” 라고 말했어.

황희는 농부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지. 그만한 일을 가지고

일부러 논 밖까지 나오는 게

이해가 안 됐던 게야.

황희는 왜 굳이 논 밖으로

나온 것이냐고 농부에게

물었다네. 그러자 농부는

“두 마리 다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한쪽만 잘한다고

하면, 그 소는 기분이 나쁠 것

아니오? 아무리 짐승이라지만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라고 대답했어. 황희는 이

말을 듣고 큰 감명을 받지.

그리고는 평생 남의 단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네.

(M5 : 데이식스 –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03:25])

이제 마지막 이야기야.

황희가 잠깐 짬을 내어

집에 있을 때였지. 갑자기

집의 여종 둘이 시끄럽게

싸우는 게 아닌가. 황희는

여종들에게 무슨 일로

싸우는 것이냐고 물어본다네.

한 여종은 저 아이가 나와

다투다가 못된 짓을 하였다며

일러바치게 돼. 그러자 황희는

“네 말이 옳다.”라며 맞장구를

쳐준다네. 그런데 또 다른

여종이 와서 같은 말을 하니

“네 말도 옳다.”라고 대답했어.

(M6 : 홍대광 – I Feel You [03:53])

황희의 대답이 너무 줏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게야.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립하는

것을 하나로 포용하는 관용을

보여준 것이라네. 다른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할 줄

아는 자세로 볼 수 있지.

황희는 자주 관용을 베풀었고,

꾸짖기보다는 미덕을 보였다네.

황희 정승은 최고 벼슬 영의정을

18년간 지내면서 어진 정치를

베풀었어. 인금의 신망과 백성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게야.

남을 배려하지 않고 욕심만

부리다가, 오히려 힘들어지는

사람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황희는 관용과 포용을

생활화시켰다네. 그래서인지

몸과 마음 모두가 건강했었지.

그의 장수 비결도 소신과

원칙을 지킨 것으로 생각하네.

자네들도 이러한 황희 정승의

정신을 닮았으면 좋겠구먼.

(S2 : 원어스 – 가자 [03:49])

오늘 들려준 이야기는

재밌었는가? 표정들을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나 보구먼.

아이고~ 이를 어쩌지?

내 이야기가 재밌다는 게

벌써 소문이 나버렸지 뭐야.

찾는 이들이 하도 많아서,

나는 이만 가봐야겠네.

내가 또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니, 다들 긴장하고 계시게!

안정빈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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