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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13주차2019년 5월 30일 목요일 저녁 방송

제작 : 김나율 / 아나운서 : 권민규,우인화 / 기술 : 김나율

(S1 : Citizens! - True Romance [4:03])

A: 대학이라는 새로운 레일 위에서

스무 살이라는 출발선에 서 있는 나.

내 이름은 김민지.

이제 대학 입학하는 새내기다.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스무 살

그리고 나의 새내기 시절을

나는 지금 이 일기장에 기록해보려 한다.

언젠가 이 일기를 보면서

그때를 기억하고 미소 짓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

2019년 5월 30일, 날씨 ○○

잠 못드는 밤, 자료조사는 끝이 없고.

(M1 : 지바노프 - Belief [03:32])

A: 조별 과제를 시작한 이후로

영민이와 둘이서 만나는 일이 많아졌다.

아, 그 고학번 선배는 여전히 잠수 중이다.

더 화가 나는 건, 전화도 카톡도 씹으면서

인스타에 술 마시는 사진은 잘만 올린다는 것이다.

진짜 이런 사람이 현실에 있을 줄이야.

B: “최민석 선배 너무하네. 진짜.”

A: “야, 불만이면 너도 좀 따져.”

B: “아이, 그래도 선배인데 어떻게 그러냐니까.”

A: “아니, 선배면 다야? 선배면 다냐고.

선배면 선배답게 행동해야 할 거 아니야.”

B: “야야! 누가 들을라. 조용히 좀 해라!

(쉬고)...어? 재희 형? 형! 안녕하세요!”

A: 나는 예상치 못한 이름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A: 나는 서영민의 옆구리를 세게 꼬집었다.

B: “아야! 왜!”

A: “(목소리 깔고) 왜 부르고 난리야.”

B: “왜? 부르면 안 되냐?”

A: 아씨, 요새 재희 선배에 대해 혼란스러워서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선배를 피해 다녔는데,

이 눈치 없는 서영민이 선배를 부른 것이다.

재희 선배는 영민이와 나를 보고는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손을 흔들어 주고는 가버렸다.

뭐지, 저 표정.

B: “야.”

A: “뭐.”

B: “니 엄청 티나.”

A: “뭐가?”

B: “재희 선배 좋아하는 거.”

(M2 : F(x) - All Night [03:30])

A: “뭐!? 진짜? 티 난다고? 어떻게 티 나는데?”

B: “와, 그냥 찔러본 거였는데 뭐야, 진짜였어?”

A: “아이씨, 됐다. 자료조사나 마저 하자.”

B: “하긴, 내가 여자여도 재희 선배 좋아할 듯.”

A: “아 시끄러워. 하던 거나 계속 하자니까?”

B: “야, 내기할래?”

A: “또 뭔 내기?”

B: “니가 먼저 사귀나, 내가 먼저 사귀나?”

A: 아, 맞다. 서영민은 동기 중에

짝사랑하는 여자애가 있다.

엠티 때 커플 릴레이도 같이 했는데,

저쪽도 참 진전이 없단 말이지.

B: “어쩔래? 할래?”

A: “미친 소리 한다. 또. 야야. 됐거든.”

B: “아, 왜? 자신 없어?”

A: 나는 영민이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자료조사에 다시 집중했다.

A: 나는 기숙사에 돌아오고 나서도

끝나지 않는 자료조사를 계속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잠수를 탄 고학번 선배에 대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이거 이름 진짜 빼도 되나?

진심으로 교수님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아, 근데 나 이런 거 못 물어본단 말이야.

내가 고등학생 때 새내기였던 김민석이

맨날 누구 욕하면서 들어오는 이유를 알겠다.

나는 결국 해가 뜨고 나서야 잠에 들 수 있었고,

다음 날 퀭해진 눈으로 강의실로 향했다.

(M3 : Marteen – Sriracha [02:59])

A: 강의실로 향하던 도중

어젯밤 그토록 원망했던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나는 뒤통수를 한 대 치고 싶은 걸 뒤로하고,

그 사람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선..

B: “아, 깜짝아!!”

A: “선배. 저랑 얘기 좀 해요.”

B: “얘기? 뭔 얘기?”

A: “선배 진짜 제가 싫은 소리 안 하려 했는데요.

진짜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B: “(당황하며) 에이, 민지야 왜 화를 내고 그래..”

A: 갑자기 내 눈치를 보는 척하는 선배였다.

A: “화 안 나게 생겼어요? 왜 연락 안 받아요?”

B: “아니, 너도 알다시피 오빠가 4학년이잖아.

요새 너무 바빠서 그랬어. 미안해~”

A: “뭐가 그렇게 바빴는데요?

술 마시느라 바쁜 거 아니에요?

인스타에 한두 개 올라오는 게 아니던데요.”

B: “아니 그건 회식이라서 어쩔 수 없었단 말이야..

어! 교수님 오셨다 민지야. 나중에 얘기하자.”

A: 와, 이럴 때만 약삭빠르단 말이야.

예상보다 빠른 교수님의 등장으로

나는 강의실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M4 : Sevyn Streeter – Before I Do [03:57]))

내가 수업 끝나고 저 선배를 가만 두나 봐라.

그렇게 수업이 시작됐고,

나는 어젯밤을 새웠던 여파로

눈꺼풀에 점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아, 이제 곧 기말이라서 진짜 수업 들어야 하는데.

생각과는 반대로 고개는 자꾸만 내려갔고,

교수님이 설명하실 때 눈을 희번덕 뜨고

나름대로 열심히 필기를 하려 했지만

휴먼졸림체로 낙서만 휘갈길 뿐이었다.

A: 누군가 내 등을 콕콕 찌르는 느낌이 들었다.

B: “민지야.”

A: 저 너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B: “민지야!”

A: “어?”

B: “설마 했는데, 민지 너 맞구나.”

A: 뭐지. 이거 꿈인가. 눈앞에 재희 선배가 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B: “너 여기서 뭐 해?”

A: “..예?”

B: “설마 지금까지 잔 거야?”

A: 그 얘기를 듣고 시계를 봤는데

맙소사, 벌써 수업이 끝난 지 30분이 지나있었고

다음 수업을 듣기 위해

사람들이 강의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잔 거야.

아, 맞다. 그 고학번 선배는.. 있을 리가 없지.

이번에야말로 따끔하게 경고를 하려고 했는데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M5 : PERC%NT – 꽃잎점 [03:44])

B: “너 많이 피곤해 보인다. 요새 무슨 일 있어?”

A: 그것보다 오랜만에 재희 선배를 마주해서인지

나는 괜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A: “어.. 저 일단 수업 시작하기 전에 나갈게요!”

A: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일단 이 자리를 벗어나는 거였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였다.

B: “잠깐만! 나랑 같이 나가자.”

A: “예? 선배 수업은요?”

B: “아, 몰라. 오늘 수업 듣기 싫어.”

A: 하고는 내 가방을 대신 들어주더니

내 팔을 잡고 강의실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온 우리는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아, 오랜만에 만나니까 되게 어색해.

왜 따라나온다고 한 거야.

B: “저기.. 민지야.”

꽤 긴 침묵을 먼저 깬 건 재희 선배 쪽이었다.

A: 이어지는 선배의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B: “혹시.. 내가 잘못한 거 있어?”

A: “예? 선배 가요? 선배가 저한테요?”

B: “응. 요새 나 피하는 것 같아서.

단순히 내 착각이면 정말 미안해.”

A: 혼자 생각 정리를 한다고

선배를 피했던 것뿐인데,

본의 아니게 선배를 오해하게 만들었다.

잘못은 무슨, 저 선배 좋아하는데요.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나는 그 말을 꾹 참고 얘기했다.

A: “에이, 뭔 소리예요.

선배가 저한테 잘못한 게 어딨어요?

매번 제가 신세만 지는데.”

B: “진짜지? 나 잘못한 거 없지?”

A: “그렇다니까요~”

A: 그제서야 재희 선배는 안심하는 눈치였다.

(S2 : NCT U – Radio Romance [03:39])

B: “그럼 요새 왜 나 피했던 거야?”

A: “아, 저 최근에 엄청 바빴거든요.”

B: “왜? 뭐 하는데?”

A: “조별 과제요.. 경영학개론 조별 과제.”

B: “어, 그거 17부터 없어졌다고 들었는데..”

A: “이번에 시험 다 잘 쳐서 다시 생겼대요.”

B: “와, 오버다. 그거 진짜 힘들잖아.”

A: “어휴, 진짜 말도 하기 싫어요.”

B: “나도 그 조별 과제 하다가

조원이랑 대판 싸우고.. 이름 빼고 난리 났었는데.”

A: “잠깐만, 뭐라고요?”

B: “잠수 탄 애 있어서 결국 걔 이름 뺐거든.

A: 그 고학번 선배를 엿 먹일 방법을 찾은 것 같다.

오늘의 일기 끝.

김나율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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