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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4주차2019년 3월 28일 목요일 저녁방송

제작 : 김나율 / 아나운서 : 권민규,우인화 / 기술 : 김나율

(S1 : Citizens! - True Romance [4:03])

A: 대학이라는 새로운 레일 위에서

스무 살이라는 출발선에 서 있는 나.

내 이름은 김민지.

이제 대학 입학하는 새내기다.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스무 살

그리고 나의 새내기 시절을

나는 지금 이 일기장에 기록해보려 한다.

언젠가 이 일기를 보면서

그때를 기억하고 미소 짓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

2019년 3월 28일, 날씨 ○○

필름 끊긴 다음 날은 두려움의 연속이다.

(M1 : 태연 – 사계 [03:09])

A: “아.. 머리야.”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떴다.

일어나자마자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소주 냄새에,

나는 곧바로 화장실로 뛰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바탕 게워내고,

다시 침대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아, 핸드폰은 또 어디 갔어.

누워서 침대 시트를 한참 더듬거리다

겨우 휴대폰을 찾아 시간을 확인했다.

“아 뭐야, 12시 50분밖에 안됐네.

(다급하게) 잠깐만, 12시 50분!?”

망했다. 수업까지 10분 남았다.

A: 지금 나에게 씻는 건 사치다.

대충 옷만 갈아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나는 경영대까지 전력질주했다.

강의실 문을 여는 그 순간.

B: “김민지, 김민지 안 왔나요?”

A: “(다급하게) 네!네! 저 왔는데요!”

운 좋게도 지각을 면했다.

겨우 의자에 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는데,

옆쪽에서 쯧쯧. 하는 소리가 들렸다.

(쉬고) 망했다. 김민석이 날 죽일 듯 째려보고 있었다.

(M2 : 샤이니 – Punch Drunk Love [03:39])

A: 수업을 듣는 내내 숙취 때문에 혼났다.

이를 닦았는데도 소주 냄새가 계속 올라왔고

나는 헛구역질과 딸꾹질을 번갈아 하며

영화라는 이름의 철학 수업을 들었다,

고 생각 했는데.

B: “(놀래키듯이) 야!”

A: “엄마야! 아 진짜, 김민석!”

A: 미친, 나 또 잤구나.

이미 프린터는 내 침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B: “(비아냥대며) 이거이거, 얼굴이 아주 똥색인데?”

A: “(짜증내며) 아 진짜 시비 걸지 마라.”

B: “야, 니 지금 누구한테 짜증 내노?

어제 니 기숙사 넣어준 거 나야 나~”

A: “아, 맞다! 나 어제 무슨 일 있었는데?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

B: “무슨 일 있었냐고? 하.. 말하자면 길다.”

A: 자꾸 뜸 들이는 오빠 때문에,

나는 더욱 불안해져 갔다.

B: “야, 니 진짜 대박이었음.”

A: “아니 그니까, 뭐가!”

B: “니 기억 안 나나? 영민이한테..”

A: “영민이? 영민이가 누군데.”

B: “야, 니 친구를 나한테 물으면 어떡하냐?”

A: “내 친구?.. (쉬고) 아, 영민이? 서영민?”

B: “그래 서영민! 니가 걔 머리에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아주.”

A: 아, 신이시여.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주세요.

(M3 : 레드벨벳 – About Love [03:26])

A: “(놀라면서) 뭐!? 내가 걔 머리에 토했다고?”

B: “구라고, 기숙사 복도에 토해서 내가 다 치움.

아씨, 내가 더러워서 진짜.”

A: “아 진짜, 사고 친 줄 알고 놀랬다이가!”

B: “사고는 맞지. 야, 근데 니 다음 수업 안가냐?”

A: “아 맞다! 다음 수업 전공이다. 내 간디!”

A: 전공 수업에 늦을 순 없지.

서둘러 짐을 챙겨서 강의실을 나가려는데.

B: “야 돼지!”

A: “왜!”

B: “인간적으로 살 좀 빼라.

어제 니 업고 오는데 무거워서 죽을 뻔했다.”

A: 어제 기숙사 복도가 아니라

김민석 머리통에 토를 했어야 했다.

A: 개강 총회를 다녀온 후 달라진 점이 있다.

그건 바로,

B: “어! 민지 왔네. 어제 잘 들어갔어?”

A: 나에게도 인사를 해주는 친구가 생겼다는 점이다.

영민이의 말에 강의실 안에 있던 몇 명이

나를 보더니 인사를 했다.

근데.. 누구세요?

B: “너 혹시 우리 기억 못 하는 거 아니지?”

A: “(당황하며) 에, 에이. 내가 설마 기억 못할까 봐?”

B: “너 내 번호는 확실히 저장한 거 맞지?”

A: 아니, 모르겠는데.

확실히 일어나 보니 휴대폰에 모르는 번호가

여러 개 찍혀있었다.

근데 다 누군지 모르겠단 말이야.

(M4 : EXO – Heaven [03:45])

B: “에휴, 됐다. 그건 그렇고 속은 좀 괜찮아?”

A: “아니, 죽을 것 같은데.”

B: “하긴, 어제 너 엄청 많이 마셨긴 해.”

A: “저 영민아, 혹시.. 나 실수한 건 없지?”

B: “응? 실수? 어제 민석이 형이

너 데려다준다고 고생 좀 했지.”

A: “아, 김민석? 괜찮아. 걘 고생 좀 해야 해.

근데 김민석이 어떻게 알고 왔대?”

B: “아, 니가 술 취해서 형 불러달라 해서

내가 니 폰으로 전화했어. 니네 형 되게 재밌더라.”

A: “그래? 김민석 노잼인데.”

B: “응. 확실히 너보단 노잼이더라.”

A: “엥?”

B: “너 어제 테이블 올라가서 춤추고 그랬잖아.”

A: “(깜짝 놀라며) 뭐!? 내가?”

B: “당연히 구라지.”

A: “와! 이게 진짜!”

B: “농담이고 너 그냥 술 취해서 잠만 자던데?

그게 끝이었어. 걱정하지 마.”

A: 와, 이래서 김민석 옆에 사람을 두면 안 된다.

김민석 옆에서 안 좋은 것만 배우기 때문이다.

A: 고등학교 친구들이

술 마시기 전까지는 모른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영민이 말고도 많은 동기들이

나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하고, 말을 걸어왔다.

아, 물론 나는 기억 안 나지만 말이다.

B: “사실 니 첫인상이 쎄서 다가가기 좀 힘들었거든.”

A: “아, 나 그런 얘기 진짜 많이 들어.”

B: “처음에 재수생인 줄 알았다니까.”

A: 아, OT 날에 나 보면서 재수생 같다고

쑥덕 거리던 거, 서영민이었나 보다.

그때 영민이의 그 떨떠름한 표정 아직도 기억나는데.

그랬던 애랑 첫 친구가 되어 친해지다니,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동기들과 그렇게 하하 호호 하면서 수다 떠니까

OT 때 친구 걱정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

(M5 : 보아 – ONE SHOT, TWO SHOT [03:30])

A: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느낀 점.

대학 오면 수학 안 한다고 누가 그랬을까.

경영학과 문과 아니었나.

왜 문과에서 자꾸 수학을 다루고 있는 걸까.

학교 다닌 지 겨우 1주 차.

내 전공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 버렸다.

아니, 그리고 1학년은 전부 열심히 안 한다며.

나는 교수님의 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데.

도대체 뭘 적고 있는 건지.

동기들은 쉴 새 없이 필기를 하고 있었다.

아, 모르겠고 빨리 기숙사 가서 자고 싶다.

겨우겨우 수업이 끝났고,

나는 짐을 챙겨서 나가려는데,

B: “야, 김민지! 학식 먹으실?”

A: “학식? 어, 나 저녁은 김민석이랑..”

A: 그 순간 동기들과 눈이 마주쳤고.

B: “아 민석이 형이랑? 어쩔 수 없네.

그러면 다음에 같이 먹자.”

A: “아니! 김민석 지 혼자서 먹겠지 뭐. 가자!”

B: “가도 되는 거 맞냐?”

A: 물론 되지.

이때까지 김민석이랑 밥같이 먹으면서

동생이 아싸라서 자기가 고생한다느니

밥 먹어주니까 시급을 달라느니.

별 이상한 소리를 다 들었는데.

오늘 한 번 혼밥하면서

아싸였던 내 심정을 느껴보라고.

(S2 : NCT U – Radio Romance [03:39])

B: “아, 맞다. 민지 너 멘토 누구야?”

A: “멘토? 나 모르는데?”

B: “단톡에 명단 떴던데?”

A: 그 말을 듣고 단톡을 보니

정말 명단이 올라와 있었다.

A: “한재희..라는데?”

A: 내 말에 동기들도 모르는 듯한 눈치였다.

한재희. 누굴까? 여자 선배인 것 같은데.

아 몰라. 오늘 너무 많은 이름을 외워서

더 이상 생각하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오늘의 일기 끝!

김나율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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