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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 2주차2019년 3월 14일 목요일 저녁방송

제작 : 김나율 / 아나운서 : 권민규,우인화 / 기술 : 김나율

(S1 : Citizens! - True Romance [4:03])

A: 대학이라는 새로운 레일 위에서

스무 살이라는 출발선에 서 있는 나.

내 이름은 김민지.

이제 대학 입학하는 새내기다.

내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스무 살

그리고 나의 새내기 시절을

나는 지금 이 일기장에 기록해보려 한다.

언젠가 이 일기를 보면서

그때를 기억하고 미소 짓길 바라며,

오늘의 일기.

2019년 3월 14일, 날씨 ○○

치인트에서만 나오던 개강총회에 갔다.

(M1 : 서현 - Don’t Say No [03:13])

A:오늘은 개강하는 날!

엊그저께 OT를 한 것 같은데,

어느새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그 숨 막히던 OT(오티)가 끝나고

친구들에게 한풀이를 하며 지냈다.

아니 근데 짜증 나는 건

친구들도 분명히 자기 아싸 예약이라 했으면서

벌써 동기들이랑 친해졌다는 것이다.

A: 나는 배신감에 못 이겨 결국 짜증을 냈다.

A: “(버럭하며) 야 니네 뭐냐 진짜? 친구 없다매!”

B: “에휴, 이게 다 노~력 아니겠냐?”

A: “야, 나도 그 노~력 했거든?”

B: “근데 니네 아직 술 안 마셨다매?”

A: “어, 그게 왜?”

B: “에휴.. 원래 다~ 술 마시면서 친해지는 거야.”

A: “술 마시면서 어떻게 친해지는데?”

B: “(빈정대며) 그러니까 노~력해라니까?”

A: 친구들에게 진지하게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뭔가 나만 바보가 된 기분이 들어서

그냥 물어보는 걸 포기했다.

(M2 : 이하이 - WORLD TOUR [04:37])

A: 그리하여 맞이한 개강.

오늘 입학식이 있었는데, 늦잠 자서 못 갔다.

사실 입학식은 무슨, 첫 수업도 지각할 뻔했다.

오후 1시 수업에 기숙사생인데도 말이다.

갑자기 내 시간표를 보면서

김민석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B: “(황당하듯이) 와 니 미쳤네 진짜.”

A: “그체? 진짜 잘 짰제?”

B: “진심으로 하는 말이가?”

A: “아니 왜? 중간에 공강 없잖아.”

B: “아무리 그래도 3일이나 1교시인 게 말이가?”

A: “1교시가 왜? 고등학교 때는 더 빨리 갔는데.”

A: 그런 내 말에 김민석은 혀를 끌끌 찼다.

B: “그래. 어디 한 번 다녀봐라. 난 분명히 말렸다.”

A: 그때 김민석이 했던 충고를 들었어야 했나.

1시 수업인데도 졸음이 미친 듯이 밀려왔다.

이제 막 입학했는데

나는 거의 고학번의 심정으로

터덜터덜 강의실로 들어갔다.

이 수업은 다행히 교양이었기에,

독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혼자 있는 건 역시 좀 외로웠다.

다른 사람들은 교수님이 오기 전까지

신나게 떠들고 있는데,

나는 되려 빨리 교수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M3 : EXO - What U Do? [03:41])

A: 나는 내가 대학생이 되면

열정적인 학도의 모습으로

중간에 교수님한테 질문도 하고 발표도 하는

그런 주체적인 학습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역시 환상과 현실은 다르다.

B: “그러니까 이 영화를 프로이트의 관점에서 보면..”

A: 강의 제목에 ‘영화’라는 단어가 있는 걸 보고

재밌어 보여서 그냥 후다닥 신청해버렸다.

나는 영화를 보는 걸 상상했는데,

흰 건 종이요, 검은 건 글씨로다...

영화가 아니라 철학이라고 적지 그랬어요 교수님.

생각보다 어려운 강의 내용에

괜히 교수님을 원망했다.

그리고 점점 교수님의 목소리가 희미해져 갔다.

A: 웅성웅성하는 소리에 잠에서 깰 무렵이었다.

B: “(놀래키듯이) 야!”

A: “(깜짝 놀라며) 아, 깜짝아! 뭔데 김민석?”

B: “아 조용히 좀 해라. 나가던 사람들 다 쳐다보네.”

A: 미친, 잠깐 졸았더니 수업이 끝나있었다.

B: “첫날부터 자냐? 쯧쯧, 잘~ 한다.”

A: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첫날부터 수업한 교수님 잘못이다 솔직히.”

B: “하여튼 말은 잘해요~”

A: “근데 김민석 너는 왜 여깄냐?”

B: “(당황해하며) 아.. 나도 이거 듣는데.”

A: “엥? 이번에 6전공이라고 찡찡댔었잖아.”

B: “(짜증내며) 아 이거 재수강이다.”

A: “재수강? 교양을 재수강하는 사람도 있나?

(빈정대며) 쯧쯧, 니야말로 잘~한다. 잘~해”

B: “와 미친, 니 성적 뜨면 보자.”

A: 그렇게 또 우린 한참을 티격태격했다.

(M4 : 프라이머리 - Right? (Feat. 소유) [03:07])

A: 김민석 만나서 말을 좀 해서 그런지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 텐션도 올라갔다.

좋아! 개강 총회 가서도 잘 해 보는 거야!

근데 개강 총회에서는 뭘 하는 걸까?

개강 총회는 치인트에서만 봤는데,

드디어 나도 그 개강 총회라는 걸 가보는구나.

설레는 마음에 강의실 문을 열었는데,

둘둘씩 짝지어서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나는 다시 기가 죽었다.

그리고 학생회장이 무슨 발표를 하는데,

배가 너무 고팠던 나는 간식으로 나눠준

샌드위치만 열심히 먹었다.

A: 그렇게 재미없고 지루한 발표를

영혼 없는 표정으로 계속 듣다가

드디어 뒤풀이 장소로 이동하자는 소리가 나왔다.

근데 당황스러웠던 것은, 현금 5000원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 나 카드만 쓰는데.

주변에 빌릴 친구가.. (쉬고) 있을 리가 없지.

그렇게 총무 선배 앞에서 당황해하고 있는데,

B: “내가 얘 거 내고 갈게!”

A: 어떤 남자가 나 대신 돈을 내줬다.

고맙다는 인사도 하기 전에

그 남자는 후다닥 강의실을 뛰쳐나갔다.

뭐지? 총무 선배한테 반말하는 것을 보니

선배인 건 확실하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이름도 못 물어본 게 아쉽다.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커피라도 꼭 사줘야겠다.

(M5 : 프라이머리 - 아끼지마 (Feat. 초아) [03:26])

A: 그렇게 술집으로 이동을 했다.

우리는 또 각자 테이블에 앉아서

서로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갑자기 OT의 악몽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아 어색해. 누가 제발 말 좀 해라.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어떤 선배가 말했다.

B: “자자, 우리 자기소개라도 할까?

우리 전부 이름도 모르잖아.”

A: 어떤 선배가 말을 꺼냈다.

아.. 자기소개라니 최악이다.

나와 같은 새내기들이 돌아가면서

수줍게 자기소개를 했다.

그러나 자기소개를 끝내자마자

거짓말처럼 분위기가 다시 싸해졌다.

A: 그렇게 또 한참을 정적이다 갑자기

B: “(노래 부르며) 민지가~좋아하는~랜덤~게임!”

A: 정말 갑작스럽게 술 게임이 시작됐다.

아니 근데 왜 하필 나부터 시작이야?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술 게임을 열심히 했지만

역시 선배들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중 제일 미스터리였던건

B: (노래 부르며) 딸기 3비트! 딸기 3비트!

A: 그냥 딸기는 아는데 딸기 3비트는 또 뭐람?

죽음의 딸기 3비트 때문에 엄청 마셨다.

술 게임을 하면서 다들 술이 들어가서인지

처음의 어색했던 분위기는 어디 가고

어느새 다들 신나게 떠들며 놀고 있었다.

(S2 : NCT U – Radio Romance [3:39])

나는 더 마시면 진짜 술에 취할 것 같아서

고개를 숙인 채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B: “저기..”

A: 그 소리에 고개를 들었는데

어떤 남자애가 잔을 들고 있었다.

B: “짠할래?”

A: “어, 그래!”

A: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다.

나한테 말 걸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그 남자애는 짠하고 나를 보며 웃더니,

B: “난 서영민이야. 잘 부탁해.”

A: “아 나는..”

B: “김민지 맞지? 아까 자기소개할 때 들었어.”

A: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나는 그렇게 첫 친구랑 계속해서 술을 마셨고

눈을 떠보니 기숙사였다.

A: 미친,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기숙사에 걸어들어온 기억이 없어서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핸드폰을 보니 내가 김민석한테 전화한 흔적이 있다.

혹시 나 사고 친 건 아니겠지..?

지금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일어나자마자

김민석한테 전화해봐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김나율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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