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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지오 - 2주차2019년 3월 12일 수요일 저녁방송
  • 장주희 실무부국장
  • 승인 2019.03.13 18:24
  • 댓글 0

제작 : 장주희 / 아나운서 : 김민찬 / 기술 : 장주희

요즘 사회는 예전과 참 많이 다릅니다.

뭐 과거를 논할만큼 저도 오래 살진 않았지만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누군가와 놀고 싶으면

보통 친구를 만나야 했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터치 몇 번으로

지구 반대편 외국인까지 만날 수가 있죠.

그 외에도 게임 어플, 소개팅 어플 등

직접 만나지 않고도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세상.

어쩌면 그래서, 말 때문에 상처를 주고

또 상처를 받는 일이 더 많아진 건 아닐까요?

오늘, 말 때문에 상처를 받진 않으셨나요?

혹은 말로 상처를 주진 않으셨나요?

오늘 여러분과 함께 나눌 주제는 “말싸움”입니다.

(M1 : 자이언티 – 꺼내먹어요 [02:41])

첫번째 이야기는, ‘말의 무덤, 언총’입니다.

(쉬고) 그런 날이 있다. 입을 닫을 수 없고

말을 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날.

그런 날에는 자꾸 아무 말을 하게 되고

내 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보태게 되고,

괜히 남의 말꼬리를 잡기도 한다.

그럴 때면 경북 예천군에 있는 “말 무덤”,

즉 “언총”을 떠올린다. 달리는 말이 아니라

입으로 하는 말의 무덤이다.

(쉬고) 예천군에서는 마을의 분위기가

안 좋아질 때마다 사람들이 말 무덤에 모여

쓸 데 없는 말들을 무덤에 파묻는다.

예를 들면,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야, 내가 이런 말까진 안하려고 했는데..”

이런 말들을 말이다.

신기하게도 그런 말들을 무덤에 묻어버리면

다툼과 말싸움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우린 늘 “얘한테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한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할까”보다 중요한 건

“얘한테 무슨 말을 하면 안 될까”이다.

방금 읽어드린 글은요. 이기주 작가의 책

‘언어의 온도’를 조금 수정하여 발췌한 글입니다.

이 ‘말 무덤’에 대한 글의 끝 부분에

작가님은 이런 말을 덧붙이셨어요.

‘말 무덤에 묻어야 할 쓸 데 없는 말을,

혹시 소중한 사람의 마음에 묻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요’

(M2 : 에릭남 – Good For You [03:14])

이어서 두번째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두번째 이야기로는, 한 학생의 질문에

법륜스님이 하신 대답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법륜스님은 좋은 강연과 명언 등으로

굉장히 유명하신 스님이죠.

한 여학생이 이 법륜 스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해요.

“스님, 어떤 사람이 저한테 상처를 준 게

자꾸 생각나요. 1년이 지났는데도

계속 생각이 나서 너무 힘들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을 할만한 질문이죠?

누군가의 말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잠깐 노래 듣고, 법륜 스님의 대답 들어볼게요.

(M3 : 샘킴 – Sun and moon [05:01])

법륜 스님은 여학생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어요.

“길을 가는데 갑자기 누가 당신한테

뭐를 주고 갔어요. 선물인 줄 알고 열었는데

알고보니 쓰레기예요.

그럼 당신은 어떻게 하겠어요?”

음.. 솔직히 좀 황당한 질문이죠?

여학생은 “당연히 쓰레기통에 버려야죠.”라고

대답했습니다.

저 같아도 저렇게 답했을 것 같아요.

그러자 스님은 이런 명답을 내리셨어요.

“말이라고 다 좋은 게 아니예요.

나쁜 말은 말의 쓰레기입니다.

당신은 가만히 있었는데, 누가 당신한테

쓰레기를 안겨줬어요.

그러면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세요.

쓰레기를 손에 꼭 쥐고 자꾸 열어보면서

상처받지 마세요.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세요.”

물론 나쁜 말을 곧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생각을 해보면

조금 더 쉬울 것 같아요.

‘너는 나에게 쓰레기를 줬지만, 나는 안 받을 거야.

그럼 그건 네 거지, 내 것이 아니야.‘라고 말이죠.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그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말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줄어들 거예요.

(M4 : 폴킴 – Additional [03:47])

마지막으로 들려드릴 세번째 이야기는요,

사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쉬고) 사과는 어렵다.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노래도 있다. 엘튼 존이 목놓아 불렀다.

“미안하다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하기 힘든

말인 것 같아.”

사과가 뭘까. 우린 왜 “미안해”라는 말을 먼저

꺼내는 사람을 승자가 아닌 패자라고 생각하는 걸까.

한자어 사과를 살펴보면 그 뜻을 알 수 있다.

사과의 ‘사’는 ‘끝내다’라는 의미가 있다.

‘과’는 예전의 과오다.

그러니까 사과는 예전의 과오를 끝낸다는

뜻이다. 즉 먼저 사과를 하는 건 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내 과오를 끝내겠다는 용기와 의지를

가진 사람만이 사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과의 질을 떨어뜨리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하지만”이다. “하지만 니 잘못도 있잖아.”,

“하지만 난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 등의 사과는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으로 변질되고 만다.

사과에 ‘하지만’이 들어가는 순간,

사과의 진정성은 증발한다.

이 이야기 역시 이기주 작가의 책 ‘언어의 온도’에서

발췌한 글인데요. 이기주 작가는 이런 말을 또

덧붙였습니다.

미안함을 의미하는 ‘sorry’ (쏘리) 는

‘아픈’, ‘상처’를 뜻하는 ‘sore’ (쏠) 에서

유래됐다. 그래서 진심 어린 사과에서는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아파’라는 뉘앙스가

스며 있는 듯 하다. 진짜 사과는 아픈 것이다.

(M5 : 아이유 – 나의 옛날 이야기 [03:33])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고 해요.

너무 뜨거운 말은 상대방이 화상을 입게 하고

너무 차가운 말은 상대방을 꽁꽁 얼리게 되죠.

결국엔 말싸움을 하는 것도,

너무 뜨거운 말과 너무 차가운 말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의 주제, “말싸움”은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감사합니다.

(S2 : 소란 – 행복 [03:43])

장주희 실무부국장  xng03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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