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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크박스 - 14주차 <몽유>2018년 11월 29일 목요일 저녁방송

제작 : 배예진 / 아나운서 : 조해영, 임준재 / 기술 : 배예진

(S1:Shawn Mendes - Where Were You In The Morning?[03:20])

A: 안녕하세요. 상자 속에 담긴

여러분의 문학 작품을

하나씩 꺼내어 소개하는, 북크박스입니다.

문학은 누구나 창작하고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북크박스는

창원대 학우 분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소개해드리고 있답니다.

A: 오늘은 저번 주에 읽다가

아쉽게 끝나버린 작품을 계속해서

읽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집중하고 한번 감상해볼까요?

꿈에서 본 그것, <몽유>입니다.

(M1: 공포트랙 - 의문 [01:47])

B: 놀란 마음에 단체 채팅방을

확인하러 휴대폰을 켠 순간이었다.

A: “에이, 괜찮아. 내가 부장님한테 잘 얘기해뒀어!”

B: “감사합니..”

그때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본 그 수많은 인쇄 대기

상태의 보고서들은 뭐였지....

에이 설마, 너무 피곤해서

헛것을 본 거였겠지 하며

애써 뜨거운 순두부찌개를

목구멍으로 넘기며 배를 채웠다.

뜨끈한 국물로 배가 좀 부르자

안도감이 들면서 잠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M2: 공포트랙 - 긴장 [01:18])

B: 감기는 눈을 억지로 뜨게 하며

회사 책상으로 가 앉았다.

커피나 한잔 마실 겸 복사기 옆의

휴게실로 가서 커피믹스 봉지를 뜯어

컵에 부었다. 낮에 봤던 헛것

때문인지 자꾸만 복사기 근처로 눈이

돌아갔지만, 애써 침착하고 괜찮은 척

커피를 타서 책상으로 가져와 마셨다.

카페인이 몸속에 흡수되자

몰려오던 졸음이 어느 정도 날아갔다.

그 기세를 몰아 얼른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에

복사기에서 봤던 소름 끼치는 일은

잠시 잊어두고 시선을 모니터에 고정했다.

(M3: 공포트랙 - 심장마비 [02:06])

B: 몇 시간이나 졸았던 걸까,

회사 사람들은 이미 퇴근하고

나 혼자 사무실에 남아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깨워주는 이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에

조금 섭섭하기는 했지만,

시각을 확인하니 겨우 9시였다.

9시에도 여전히 남아서 야근하는

사람이 한두 명쯤은 남아있는데

분위기는 마치 자정의

사무실 모습이었다.

‘오늘은 다들 일찍 퇴근했겠지.’

하고 남은 일을 처리하였다.

(M4: 공포트랙 - 괴물 소굴 [01:14])

B: 오랫동안 의자에 앉아 있으니

엉덩이에 쥐도 나고

허리, 어깨도 뭉치고 아픈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일어나서 크게 기지개를 켜고는

다시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

사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잠시 기웃거리며

문 쪽을 보았으나, 시선을 돌리고

가방을 챙겼다. 괜히 마주쳐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A:(놀리듯이) ‘어머 아직도 퇴근 안 하셨어요?’,

A:(놀리듯이) ‘일 되게 열심히 하시네요~’

B: 라면서 회사 내에 나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이 싫으니 말이다.

(M5: 공포 트랙 - 추격 [01:14])

B: 가방과 재킷을 챙겨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 승강기 버튼을

눌렀다. 호기심에 유리창으로 비치는

사무실을 슬쩍 보았을 땐,

아무 불도 없는 깜깜한 사무실이 보였다.

승강기가 도착하자 대수롭지 않게

나는 올라탔고 1층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힙니다.’ 하는 소리에

승강기 문이 닫히려는 순간이었다.

A: “문이 열립니다.”

B: 내가 잘못 누른 건가? 하고는

다시 닫힘 버튼을 눌렀다.

A: “문이 닫힙니다.”

A: “문이 열립니다.”

(M6: 브금강사 - 고장난 오르골 [02:23])

B: 아무도 없는 승강기에서

혼자 문이 열리는 것을 바라보며

서서히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나는 발걸음을 한 발짝

떼는 것도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잘못하다간 승강기 줄이 끊겨

아래로 떨어지는 불상사까지

상상하며 혼자 식은땀으로 셔츠를

적시고 있었다.

몇 초가 흘렀을까,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을 한 나는

한 발, 한 발 승강기에서 벗어나자마자

비상계단으로 허겁지겁 뛰어 내려갔다.

사무실은 13층에 있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M7: 브금강사 - 정신병동 [02:07])

B: 비상계단에는 빠르게 내려가는

구둣발 소리 밖에 안 들렸고

정신없이 1층까지 내려가느라

발이 아픈 것 또한 느끼지 못했다.

1층에 다다르고 회사 로비로 나오자

조금 안심이 되었다.

회사 밖 공기는 땀으로 젖은

나의 셔츠를 시원하게 훑어주었다.

지하철 입구로 내려가면서

문득 생각이 났다.

분명 사무실로 누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는데

나갈 때 사무실을 봤을 땐

아무런 불빛도 없었다는 거.

(M8: 브금강사 - 음산한 날씨 [02:07])

B: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고

더 이상 계단을 내려갈 수 없었다.

도대체 왜 자꾸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 건지 의심도 드는 한편,

짜증나기까지 했다.

내일은 괜찮겠지, 살다 보면 이런 날도

다 있겠거니 하면서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 카드를 찍고

게이트를 지나갔다.

(M9: 브금강사 - 귀신에 홀린 [02:24])

B: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지하철이 오는 소리에 황급히 일어나

탑승하였다. ‘오늘은 씻고 바로 자야겠다.’

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아

가방을 안고 바로 잠이 들었다.

그렇게 10분, 20분.

어느 정도 졸다가 혹여 내릴 곳을

지나쳤을까 봐 눈을 떠 안내판을

보니 아직 대림역이었다.

앞으로 30분은 더 가야 도착하니

마음속으로 안심하며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시각은 10시 30분이었다.

(M10: London Music Works - 28 Days Later[04:21])

B: 휴대폰으로 게임에 집중하다가

내 게임 소리가 너무 시끄러운 것을

인지하고 소리를 낮추었다.

소리를 낮추고 게임에 몰두하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꽤 있는데

어떠한 소리도 나지 않았다.

흔하게 통화하는 사람도 없었고

휴대폰 진동벨 소리도 없었고,

코 고는 소리, 숨 쉬는 소리조차도 없었다.

B: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바로 옆 칸으로 자리를 옮겼다.

옆 칸에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혹시 내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하고 뺨도 때려보고

볼도 꼬집어보고 별짓을 다했다.

그 순간 멀리서 어떤 형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형체는 내가 오늘 아침에 봤던

이상하고 괴물 같은 검은색의 그것이었다.

나는 직감했다. 살아서 꿈을 깰 순 없을 것이라고.

A: “오늘 오전 평택동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수면 중에 과로사로

사망한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S2: Sam Smith - Too Good At Goodbyes[03:21])

A: 추운 겨울에 공포 소설을 읽으니

더 소름 돋고 추우신가요?

다음 주에는 따뜻한 코코아처럼

달달하고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A: 오늘 꺼낸 작품은 어떠셨나요?

다음 주에도 여러분의 심금을 울리는

작품을 담아올게요.

이상, 북크박스 닫겠습니다.

다음에 또 같이 열어보아요.

A, B: 안녕~

배예진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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