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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크박스 - 13주차 <몽유>2018년 11월 22일 목요일 저녁방송

제작 : 배예진 / 아나운서 : 조해영, 임준재 / 기술 : 서은정

(S1:Shawn Mendes - Where Were You In The Morning?[03:20])

A: 안녕하세요. 상자 속에 담긴

여러분의 문학 작품을

하나씩 꺼내어 소개하는, 북크박스입니다.

문학은 누구나 창작하고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북크박스는

창원대 학우 분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소개해드리고 있답니다.

A: 오늘은 상자 속에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비록 여름은 다 가버렸지만,

오싹한 얘기를 들려드릴 계획입니다.

그러니 몸 따뜻하게 하시고

들을 준비해주세요!

꿈에서 본 그것, <몽유>입니다.

(M1: 이병우 – 자장가(Feat. 장재형) [04:03])

B: 무언가에 쫓기다 겨우 눈을 떴을 땐,

이미 내 방이었다.

이마에서 흐르는 땀도 무시한 채

나는 괴상한 무언가로부터 쫓기고 쫓겨

작은 산으로 도망쳤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심장과 폐가 터질 듯이

죽어라 뛰었다. 가끔 뒤도 돌아보고

괴상한 것이 쫓아오는지 확인도 하면서.

뒤를 돌아보다 앞을 보지 못하고

결국 어떤 것에 부딪혀 넘어지고는

꿈에서 깨버렸다.

이마에 흐르는 땀은

침대 시트와 베갯잇을 적시고는

이내 곧 소름 끼치는 추위까지 몰고 왔다.

B: 시계를 확인하니 벌써

8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무겁게 몸을 일으켜 샤워실로 가서

나는 꿈을 잊혀보려고 물을 틀었지만,

쉽사리 잊히지 않는 꿈이었다.

나는 도통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꿈을 꾼 적이 매우 드물고

‘무엇이 가장 인상 깊었냐’하고 물으면

손가락을 꺼내 셀 수 있을 정도다.

오늘 꾼 꿈은 내 인생 중 가장

무섭고 소름 끼치는 꿈이었다.

(M2: Lana Del Rey – Dark Paradise [04:03])

B: 출근길 지하철은 역시 항상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치여

겨우 회사에 도착한 나는

컴퓨터를 켜고는 해몽을 찾아본다.

(쉬고) “무언가에 쫓기는 꿈 해석...”

뱀에게 쫓기는 꿈, 살인마에게 쫓기는 꿈,

맹수에게 쫓기는 꿈 등 많은 것들이

있지만, 내가 찾는 것은 없었다.

나는 그것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B: 똑바로 응시하기에 너무 두려운 상대였고

늘 그늘진 곳에 있던 그것은

가까이 가기만 해도

오싹한 기분이 들어 마주하기 싫은 존재였다.

대충 슬쩍 보았을 때, 그것은

전체적으로 까맣고 사람 형상이었다.

그런데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얼굴이 없기 때문이다.

사지와 머리는 제대로 있었으나

머리를 볼 수 없도록 검게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 존재였다.

으... 지금 또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M3: 조성우 – 17세의 備忘錄 [04:48])

B: 쫓기는 대상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다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해몽이 대부분이었다.

뭔가 안 좋은 일이 확실히

일어나긴 하는가 보다.

평소에 꿈도 안 꾸는 내가

그런 꿈을 꿨으니 말이다.

나는 사무실에서 어제 다 못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오늘 약속되어 있던

미팅을 준비하기 위해 복사기 앞으로 갔다.

인쇄가 다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잠시 휴대폰으로 만화를 보고 있었다.

B: 그러다 용지가 부족하다는 기계음을 듣고

허리를 굽혀 A4용지를 채워 가득 채워 넣었다.

다시 확인 버튼을 눌러 인쇄를

기다렸지만, 인쇄는 되지 않고

용지가 걸렸다는 기계음이 계속

내 귀속을 어지럽혀 놓았다.

복사기의 내부를 보기 위해

서랍을 열고 걸린 종이를 찾으려

안간힘을 썼다. 30분 뒤에 곧 회의

시작하는데 인쇄는 반도 못 했고,

기계음은 계속 삐삐거리고,

걸린 종이는 찾을 수가 없고.

결국 솟구치는 짜증을 못 이긴 나는

발로 복사기를 세게 걷어찼다.

(M4: 불꽃심장 - 黑(환각의 춤) [04:37])

B: 그러자 마치 없었던 일이라는 듯

기계는 다시 원래대로 인쇄가 진행되었다.

평소라면, ‘에이 뭐야. 역시 기계는 때려야 해.’

하고는 넘어갔겠지만,

왠지 모를 오한에 휩싸인 나는

팔뚝에서 등까지 소름이 돋았다.

분명 화면에 ‘용지 부족, 용지 걸림’

이라는 문구를 보았고 나는 기계 내부를

직접 관찰하기까지 했다.

기계 오류인가? 괜히 오늘 아침에

꾼 꿈과 해몽 때문인지,

사소하게 넘길 신기할 일도

혼자 의미부여를 하고 소름 끼쳤다.

B: 무사히 미팅을 마무리하고 나니,

벌써 노을이 지고 있었다.

다른 부서와는 달리 우리 부서는

점심을 걸렀기 때문에,

다 같이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장님이 회사 바로 앞 순두부찌개 집

앞에서 보자고 하셨고,

나는 작성해둔 보고서를 미리 프린트하고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복사기 앞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M5: 신이경 – 퇴마 [03:53])

B: 인쇄 상황을 터치하고 내가 보낸

파일이 출력되고 있는지 확인했으나

나의 보고서는 인쇄 대기 중 상태였다.

‘다른 사람들도 미리 보고서를 출력해놓고

밥 먹으러 가는구나.’라고 생각하고는

내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늦어지자, 결국 나는 ‘밥 먹고 오면

다 인쇄되어 있겠지.’ 하고는

외투와 지갑을 챙겨 사무실을 나갔다.

밖은 슬슬 가을 날씨가 오는지

일교차가 매우 심해져 있었다.

식당으로 들어서자 동료들은

이미 각자 자리를 꿰차고 찌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옆에 슬쩍 앉은 나는

물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B: 음식이 나오자 사람들은 다같이

찌개가 보글보글 끓는 것을 보며

맛있겠다고 입맛을 다셨다.

“아 근데 김 대리, 보고서 제출했어?”

B: “아, 저 오늘 아침에 다 쓰고

방금 인쇄해놓고 내려왔습니다.”

“아~ 어제까진데 아직 제출 안 했길래 말야.”

B: “네?”

놀란 마음에 단체 채팅방을

확인하러 휴대폰을 켠 순간이었다.

“에이, 괜찮아. 내가 부장님한테 잘 얘기해뒀어!”

B: “감사합니...”

그때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본 그 수많은 인쇄 대기

상태의 보고서들은 뭐였지....

(S2: Sam Smith - Too Good At Goodbyes[03:21])

A: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과연 주인공은 어떤 대상에게

쫓기고 있었던 건지 다음 편이

정말 궁금해지네요!

주인공의 꿈 이야기는

다음 주에 계속해서 읽어드리겠습니다.

이상, 북크박스 닫겠습니다.

다음에 또 같이 열어보아요.

A, B: 안녕~

배예진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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