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RADIO 저녁방송
북크박스 - 1주차2018년 08월 30일 목요일 저녁방송

제작 : 배예진 / 아나운서 : 조해영, 임준재 / 기술 : 배예진

(S1:Shawn Mendes - Where Were You In The Morning?[03:20])

B: 안녕하세요. 상자 속에 담긴 여러분의 문학 작품을

하나씩 꺼내어 소개하는, 북크박스입니다.

문학은 누구나 창작하고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북크박스는 창원대 학우 분들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소개해드리고 있답니다.

오늘은 상자 속에 어떤 작품이 있을까요?

바로 이종의 학우님의 <샹그리라>인데요.

결말에 색다른 해석이 있으니

끝까지 집중하고 들어주세요!

(M1: 불꽃심장(양수혁) - 선물(가만히 끌어안고..)[04:38])

B: (활기차게) “안녕? 내 이름은 테미야!”

A: 새로 들어온 녀석은

자신을 불필요할 정도로 활기차게 소개했다.

하지만 신입의 인사가 아무리 활기차다 한들

내 지루함을 떨쳐낼 수 있을 텐가.

몇 달 전부터 연습생으로 있었던 나는

많은 신입 연습생들을 봐왔다.

내가 우리 회사에서 본 신입만 해도

족히 수십은 될 것인데,

하나같이 나보다 먼저 불려 나가는 것이었다.

그들은 사장님과의 면담을 마치고 나서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았다.

이번의 ‘테미’라는 녀석도 요 앞 연습생들처럼

곧 캐스팅 당해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큰 관심을 주지 않기로 했다.

B: (자랑스럽게)“있지, 내가 예전에 소속되었던 곳은..”

A: 나의 결심이 무색하게 테미는 계속 말을 걸어왔다.

테미는 자신이 촉망받는 존재였으며

아직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얘기했다.

대체 누가 한낱 연습생을 보고

그런 칭찬을 쏟아놓는지에 대해 따지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지내보면 생각이 달라질 테니까 말이다.

(M2: 불꽃심장(양수혁) - 검은 봄비[03:43])

B: “어, 저기 저 사람들은 누구야? 너 혹시 알아?”

A: 우리 회사 사장이었다.

연습생들을 보러 올 때마다 먹을거리를 사 들고 오는,

마음만은 참한 사람이다.

또 다른 창문 밖의 한 사람은

연습생을 캐스팅해 데려가는 사람이었다.

아마 새로 들어온 연습생을 보러 온 것일 테니

이번에도 나는 찬밥신세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다.

나는 보란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칼을 다듬으며

몸을 풀었다.

창문 밖의 그는 우리 사장과 몇 마디 말을 나누더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심장이 뛰었다.

‘혹시 테미가 아닌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건가?

드디어 나도 이 생활을 청산하고

사람들 가득한 세상으로 돌아가는 건가?’

A: 하지만 나는 얼마 못가 발걸음의 종착지가

테미임을 알아차렸다.

그도 그럴 것이 테미는 은은하게 빛나는 금발에

반짝거리는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모두의 이목을 끌만한,

정말 촉망받을 만한 외모였다.

어차피 테미와 나 모두 선택받는 입장이긴 하지만

잘 선택받는 것이 이 바닥에선

생사를 가늠하기 때문이다.

A: 생의 길을 걷게 된 테미와는 반면,

기약 없는 기다림을 다시 이어가게 된 나는

머리를 잔뜩 헝클어뜨리며 자리에 앉았다.

B: “꽤 오랫동안 같이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이별이네... 아쉽다...”

A: 나도 아쉽기는 했다. 내가 선택받지 못한 것이.

(M3: 악토버(OCTOBER) - Time To Love[04:00])

A: 그 때 사장이 문을 열고 다시 들어왔다.

항상 사장은 누군가 다녀가고 나면 선택받지 못한

연습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연습실을 찾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B: (담담하게)“내일 너도 나가자.”

A: 오랫동안 기다려 온 순간임에 틀림없었다.

외부에서 캐스팅되지 않더라도

우리 회사 내에서 선택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언젠가 사장이 나에게,

B: “너를 너무 아끼기에

다른 회사에 넘기지 않는 거야.”

A: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그 말을 당연히 거짓말로 받아들였다.

캐스팅에 번번이 실패한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는

그 뿐이었기 때문이다.

A: 나는 사장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나는 사장에게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B: “그렇게 좋아? 내일 테미와 함께 나가게 될 거야.”

A: 비록 행선지가 다르지만 테미와 같은 날 나간다는

사실은 없던 유대감마저 더해주는 듯 했다.

이젠 나도 생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니까 말이다.

돌아서는 사장의 표정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나가는 것이 아쉬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M4: 불꽃심장(양수혁) - 물과 햇빛의 노래[03:46])

A: 그날 밤 테미와 같은 방에서 밤을 보냈다.

테미가 던지는 시시한 이야기들도 모두 흥미로웠다.

테미와 나는 이야기들로 밤을 세어 넘기다

슬슬 잠에 들기로 마음먹었다.

테미는 마지막으로 하나의 이야기만 하고 싶다고 했다.

B: “너, 네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아?”

A: 나는 테미가 던진 화젯거리에 흥미를 주지 않았다.

그저 내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같이 가더라도 다른 행선지로 흩어질 사이니

더 이상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

A: 이보다 상쾌한 아침이 없었다.

일어나 보니 테미도 들떴는지 창문을 바라보며

행복하다는 말만 계속해서 뱉고 있었다.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함께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사장이 말한 시각에 외부인들이 우리를 데리러 왔다.

사장은 남아있는 연습생들에게 인사하도록 시켰고

짧은 인사를 마친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M5: 불꽃심장(양수혁) - 안녕(가슴은 눈물로)[03:35])

A: 사장이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조금 어두운 방이었다.

외부인들은 나를 방 한가운데에 세우고는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봤다.

B: (무신경하게) “이름이 뭐야...? 오늘 기분은 어때?”

A: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질문일 것이었다.

나중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최대한 성심성의껏 대답해 나갔다.

곧이어 사장은 인사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나에게 눈짓을 하며 방에서 나갔다.

여느 때와는 다른 냉랭한 눈짓이었지만

아쉬움에 비롯된 것이라고 느껴졌다.

B: “자 이제 눈을 감고 마음을 편하게 해보렴.”

A: 나는 기대감에 얼른 눈을 감았다.

숨을 천천히 쉬며 10을 세라는 지시가 들어왔다.

나는 지시에 응했다.

천천히 숫자를 세며 마음을 가다듬기로 했다.

B: 10

A: 난 선택받는 것이 이런 것인 줄 몰랐어.

B: 9

A: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들을 보상받는 기분이야.

B: 8

A: 이젠 모두 잊고 새로운 삶을 만들어 나갈 거야.

B: 7

A: 나도 한때는 테미처럼 촉망받는 연습생이었어.

B: 6

A: 테미를 질투했던 건 아냐.

어두워진 내가 싫었던 거지.

B: 5

A: 이제는 조금씩 사람들을 믿어보려구.

B: 4

A: 잘 될 거야.

B: 3

A: 나 정말 열심히 할 거야.

B: 2

A: 테미, 우리 샹그리라에서 만나자.

B: 1

A: 기다리고 있을게. 우리의 낙원 샹그리라에서.

B: 0

A: 주인님이 너무 보고 싶어.

(S2: Sam Smith - Too Good At Goodbyes[03:21])

B: 이 작품을 쓴 이종의 학우 분께서는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들을

연습생으로 비유하여 표현했다고 합니다.

‘테미’라는 이름도, 머리칼을 정리하는 모습도,

모두 강아지의 모습과 비슷하죠?

어쩌면 동물인 유기견과 인간인 연습생이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뜻도 전달하고 있답니다.

지금도 10초를 세며 안락사를 맞이하는 유기견들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표하는 <샹그리라>였습니다.

B: 오늘 꺼낸 작품은 어떠셨나요?

이종의 학우 분께서는

그저 작품을 잘 감상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여러분께 인사를 드렸답니다.

다음 주에도 여러분의 작품을 담아올게요.

다음에 또 같이 열어보아요.

A,B: 안녕~

 

배예진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저작권자 © CUB,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예진 수습국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오늘의 주요뉴스
닥터무비 6주차
[RADIO]
닥터무비 6주차
CUB뉴스 5주차
[RADIO]
CUB뉴스 5주차
이브닝뉴스
[RADIO]
이브닝뉴스
끼니의 참견 6주차
[RADIO]
끼니의 참견 6주차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