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김나현 / 아나운서 : 우인화 / 기술 : 김나현

(S1 : 터닝테이블 - 고민, 밤, 거리, 비[02:53])

신라 경문왕의 귀는

당나귀의 귀처럼 길었다고 해요.

그것을 부끄러워했던 그는 왕관 속에 귀를 숨겨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게 했으나,

단 한 사람,

그의 왕관을 만드는 복두장은 알고 있었죠.

(쉬고) 이 사실을 알렸을 때

자신에게 해가 될까 노심초사하던 복두장은

이것을 비밀로 하기로 해요.

그러나 죽음이 임박하자,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 가서 이렇게 외쳐요.

(쉬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S1↗

누구나 마음속에

말 못 할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부끄러워서, 두려워서,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답답해만 하지 말고, 우리 대나무 숲에 이야기할래요?

(M1 : 오마이걸 - 한 발짝 두 발짝 [03:43])

여러분 요즘 잘 지내시나요?

우울하거나 울적한 일은 없으신가요?

또 괜찮다고 할거죠?

그러지 말고, 아프면 아프다고 좀 해요!

아무리 작은 상처라도,

치료해야 덧나지 않잖아요!

M1↗

괜히 미안해질까봐

말하지 못한 여러분의 아픔.

그러나 여러분의 주위엔

생각보다 여러분을 응원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볼 거예요!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죠? 우리 같이 들어볼까요?

(M2 : Sondia - 어른 [04:19])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과

내가 살고 있는 삶 사이에서

많은 생각들에 휩싸이는 데요.

만약 그것이 지속된다면

어느 순간 고민이 되고,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자존감이 낮아지기 십상입니다.

M2↗

그렇게 낮아진 자존감은

생각보다 다시 높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요.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은 이상

나는 항상 부족한 사람이고,

특별한 일이 생겼다고 해도

나 자신을 좋아하는 순간은

찰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M3 : 김나영 – 우리 서로[03:56])

그러다 우울해지는 일이 생기면

자신의 깊은 우울 구멍에 빠져,

‘나는 왜 살고 있지?’라는 생각과 함께

자아성찰을 시작하는데...

심각하면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죠.

M3↗

우리나라는 이렇게 자살을 선택하는 확률이

13년째 OECD국가 중 1위.

자살으로 인한 사망이

전체 사망인구에서 자치하는 비율은

40대까지 2%대를 웃돌고,

70대까지 1%이며,

심지어 90대이후로도

자살로 인한 사망사례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M4 : 신승훈 & 에일리 – Fly Away[03:15])

“우울이 저를 집어 삼켜요.

이 글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

(쉬고) 이 글은 모 서울 대학의

익명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인데요. 짧지만 굵은 이 글은

한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썼던 글입니다.

방관하고 무시할 수 있는 글이지만,

이 글은 올라오자마자 또래 대학생들은

많은 관심을 가졌고, “돈은 없지만

같이 따뜻한 김치찌개에 밥 말아 먹으며

이야기해 봐요.

열 번이라도 살 테니 연락 주세요.”라고 하면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는 댓글,

“저도 치료 중이라 그 마음 알아요.

하지만 지금 댓글 수만큼

응원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기억해주세요”같은

댓글 등 글을 쓴 학생을 향한 위로와 응원의 메세지가

순식간에 400여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또한 비슷한 시간 해당 대학이 있는

관할 경찰서에 수십 건의 신고가 접수되었고,

경찰서 실종수사팀은

글을 올린 사람의 인터넷주소를 확보해,

당사자의 자살기도를 막을 수 있었답니다.

(M5 : 여자친구 – 별 [03:15])

페이스북 페이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SNS에 올라온 자살 암시글을 보고

경찰에 신고하는 경우는 상당한데요.

경찰청은 국내 인터넷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어, 온라인에 게재된

자살시도정보에 대한 신고접수는 물론

신속하게 현장에 출동해

게시자를 구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요.

그렇게 신고된 사건은 2015년 1월을 시작으로

3년간 399건의 신고접수가 들어왔고,

311명의 임명을 구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S2 : 여자친구 - Bye[04:54])

이렇게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나 혼자 덩그러니 있는 것 같고,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다는 생각.

착각이예요.

모두 힘들지만

오늘보다 더 밝은 내일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고 있는거랍니다.

우리 발걸음 맞춰, 걸어가지 않을래요?

혼자보다 둘,

둘보다 여럿이 좋잖아요!

S2↗

지금까지 여러분의 고민을

마음 편히 말할 수 있는 공간,

대나무 숲이었습니다.

(쉬고) 아쉽지만, 오늘이 마지막 방송이었어요.

어떠셨나요?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송이었나요?

종방해도 여러분의 고민,

여러분 것만이 아닌 거 아시죠?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주변 친구들에게든 부모님께든

말씀드려야 해요~

그럼. 또 볼 수 있는 그날까지.

아프지 말아요~ 안녕~

S2↗

김나현 실무국장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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