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김나현 /아나운서 : 우인화 / 기술 : 김나현

(S1 : 터닝테이블 - 고민, 밤, 거리, 비[02:53])

아나운서 : 신라 경문왕의 귀는

당나귀의 귀처럼 길었다고 해요.

그것을 부끄러워했던 그는 왕관 속에 귀를 숨겨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게 했으나,

단 한 사람,

그의 왕관을 만드는 복두장은 알고 있었죠.

(쉬고) 이 사실을 알렸을 때

자신에게 해가 될까 노심초사하던 복두장은

이것을 비밀로 하기로 해요.

그러나 죽음이 임박하자,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도림사의 대나무 숲에 가서 이렇게 외쳐요.

(쉬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S1↗

아나운서 : 누구나 마음속에

말 못 할 고민을 가지고 있어요.

부끄러워서, 두려워서,

다른 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답답해만 하지 말고, 우리 대나무 숲에 이야기할래요?

(M1 : 여자친구 - love bug [03:42])

아나운서 :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험 기간도 막바지입니다.

시험 잘 치셨나요?

(쉬고) 아 맞다!

이런 거 묻는 거 예의 아니죠?

그럼 여러분은 어떤 기분이신가요?

M1↗

어? 저기 유독 기분 좋아 보이는

학우가 있네요!

시험을 정말 잘 쳤나?

완전 들떴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그녀의 목소리를 들어볼까요?

(M2 : 여자친구 - 틱틱 [02:59])

사연자 : 여러분 시험은 잘 치셨나요?

(웃으면서) 저는 망했어요.

왜냐고요?

남들은 공부하는 중간고사 때,

저는 집중이 하나도 안 됐거든요.

(쉬고) 공부가 눈에 안 들어올 정도로

한눈 팔렸다고 해야 하나요?

지금도 설레서 잠이 안 오네요!

M2↗

사연자 : 그래도 시험인데

공부해야 하지 않냐고요?

(쉬고) 뭐~ 어때요?

아직 1학년인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 보여요!

(M3 : 러블리즈 – 그날의 너[03:14])

사연자 : 제가 이런 지는 얼마 안 됐어요.

처음에는 그냥 “잘생겼다!” 생각했던 선배였는데,

무슨 행동을 하든 눈에 밟히더니,

말 걸어주면 설레고,

그 선배 앞에 서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M3↗

사연자 : 근데 저번 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화장실 갔다 오는 길에 딱 만난 거예요!

만날지 모르고 왔었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당황해서 후다닥 자리에 돌아왔죠.

솔직히 그때부터 설레서 아무것도 못 했어요.

그 선배랑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에 떨렸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날 보고 있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

괜히 머리 만지고,

얼굴도 확인하면서 공부는 뒷전이었어요.

(M4 : 트와이스 - dejavu[03:16])

사연자 : 그러다 갑자기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는 용기가 불쑥 튀어나와서는

그 선배한테 카톡을 보내고 있었어요.

배고프다고...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 말이 뭔가 제일 자연스러웠다고 할까요?

그 선배 생각에 집중도 안 되고,

이상한 핑계로 얼굴 한번 보고 싶었거든요.

M4↗

사연자 : 그 선배도 배가 고팠던 건지,

공부가 안된 건지는 모르는데,

그렇게 편의점으로 갔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부끄러워서

아무런 생각도 안 나요.

이게 사람을 좋아하는 건가요?

그 사람만 만나면 기쁘고,

하루종일 설레서 하늘을 걷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드는 거 말이에요.

생각만 해도 두근거리네요.

이러다 심장 터져서 죽으면 어떡하죠?

(M5 : 트와이스 - stuck [03:35])

아나운서 : 선배를 짝사랑하고 있는

1학년 학우였네요.

솔직히 저는 부러워요.

설렌다는 건 좋은 거거든요.

아무렇지 않던 것도 의미 있어지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면서

하루하루 사는 게

즐겁고 행복하니까요!

(S2 : 러블리즈 - 수채화[03:48])

아나운서 : 그렇다고 너무 티 내면 안 돼요.

솔직히 누가 나 좋아하는지,

행동만 보면 알잖아요!

티 내면 부담스러워할 수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조심스럽게 가까워지는 거예요.

가끔 매력 하나씩 흘려주고,

유혹 아닌 유혹을 하다 보면,

그 선배도 자연스럽게 알지 않을까요?

좋아하고 있다는 거?

S2↗

아나운서 : 지금까지 여러분의 고민을

마음 편히 말할 수 있는 공간,

여기는 대나무 숲이었습니다.

여러분의 고민,

오롯이 여러분 것만이 아닙니다.

무거운 짐을 풀어놓듯,

우리 대나무 숲에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요?

(쉬고) 대나무 숲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그럼 다음 주 수요일까지 아프지 말고,

대나무 숲으로 놀러 와요~

안녕~

S2↗

김나현 실무국장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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