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최재우 / 아나 : 김채은, 최도현 / 기술 : 김성운

(S1 : Chad Valley – Shell Suite[4:22])

A : 연극, 난쟁이들에서는 이런 말이 있어요.

사는 게 재미없니? 사랑 못해 초라하니?

누군가 왜 사냐고 묻거든

죽지 못해 산다고 대답하니?

사랑하고 싶어서 밤새도록 울어도

누군가 ‘사랑한다.’ 고백하면

상처받을까 두려워 도망가니?

괜찮아요. 그래서 지금 우리가 여기 있잖아.

그럴 땐 아이처럼 동화책을 펼쳐봐.

멋있는 왕자 공주가 나오는 동화나라 이야기

(잠시 쉬고) 당신과 함께 웃고 울어줄

무대 속으로 우리 같이 갈래요?

(M1 : 프라이머리 – 마네퀸[3:53])

B : 어떻게 만났냐고요?(조금 쉬고)

말하자면 조금 웃긴데,

그냥 한눈에 반했어요. 예쁘더라고요.

어떻게 표현할 말이 없어요.

진짜 너무 예뻤거든요.

옆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같이 서있었는데.

정말 그 사람 한 명만 딱 보이더라고요.

멍하니 그녀를 봐라만 보고 있는데,

그녀가 저한테 걸어오더라고요.

그러고는 순간, 쾅!(크게, 쉬고) 하고 넘어지더라고요!

넘어진 그녀를 보고, 또 도망가는 택시를 봤죠!

그런데 아무도 그녀를 안 도와주더라고요.

너무 예뻐서 부러웠나? 여하튼 제가 도와줬죠!

(M2 : 프라이머리 – 아끼지마[3:26])

B : 그때 딱 영감이 왔어요!

솔직히 신문사에서 일하는 거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제 꿈은 원래 소설가였는데,

매일 기사만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꿈처럼 제게 들어온 그녀의 인생은,

정말 소설 같은 이야기들로 가득했고,

저는 그녀의 이야기를 쓰기로 했죠!

아! 물론 같이 살면서요!

같이 살면은 더 가까워질 수도 있잖아요!

그녀랑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제 삶은 새롭게 바뀌었어요. 너무 즐거웠거든요!

매일 아침이 지루하고, 힘들었는데,

내일이 기다려지고, 행복하더라고요!

그렇게 창작욕도 불타올랐죠!

정말 그녀는 모든 게 제게 있어서 색달라요!

(M3 : 프라이머리 – 입장정리[4:22])

B : 프로필 사진을 찍으러 갔어요.

사람들은 책을 살 때, 책 표지도 중요하게 보지만,

작가의 얼굴도 되게 많이 보거든요.

그렇게 프로필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사진작가가 너무 예쁜 거예요.

내 여자친구는 맨날 긴 머리인데,

그 여자는 짧은 단발머리더라고요.

누군가 그러던데 여자는 단발머리를 했을 때도,

예뻐야 진짜 예쁜 여자래요!

그러니까 걔보다는 이분이 더 예쁜 거 같아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졌는데,

싫어지는 데도 이유가 필요한가요?

아니 처음부터 걔를 예뻐서 좋아했는데,

더 예쁜 여자가, 그것도 제가 좋대요!

그러면 당연히 헤어지고, 깔끔하게!

새 출발하는 거 아니에요?

모두들 다 그러면서 또 아닌 척 그런다.

(M4 : 프라이머리 – 축하해[3:51])

B : 아니, 아, 진짜 짜증나네.

왜 말을 못 알아듣지?

그냥 눈치 좀 주면 알아서

짐 싸서 나가면 안 되나?

왜 멀쩡한 벽지는 다 뜯어내고,

익숙한 가구 위치는 죄다 바꾸고,

진짜로 쓸데없는 짓들만 골라서 하네.

나는 새로운 물건을 원하는 게 아니라,

네가 좀 사라져줬으면 좋겠는데.

꼭 귀에 다 대고 헤. 어. 지. 자. 라고

말해줘야 알아들을까? 진짜 짜증나게.

굳이 마지막까지 내가 나빠야 해?

내가 변했다고?(잠시 쉬고) 난 원래 그랬어.

네가 고친다고?(잠시 쉬고)

아니 난 네가 없으면 좋겠어.

원래 헤어짐이 그런 게 아닌가요?

공식도 없고 답도 없고 매너 따위는 더 없고,

예절도 없는 것. 어차피 안 볼 사인데.

그냥 새 여자친구랑 찍은 사진으로

프로필 사진이나 바꿔야겠어요.

(M5 : 프라이머리 – Bawling[4:03])

A : 연극 ‘클로저’(쉬고)

“어디 있어? 보여줘! 사랑이 어디 있어?

볼 수도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어.

몇 마디 말은 들리지만 그렇게 쉬운 말 들은

공허할 뿐이야! 뭐라고 말하던

이제 늦었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지만

세상 모든 감정을 느끼게 해 주는

사랑의 힘은 위대해요.

때론 너무 달콤하지만 달콤한 이면에 오는 씁쓸함.

누구든 사랑의 씁쓸함에 마음 아파 본

경험이 있을 거예요.

너무나 사랑하지만, 또 쉽게 외로워질 수도 있죠.

이번 연극 클로저는 이처럼

마냥 달콤한 사랑만을 보여주지 않아요.

연극 클로저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행복한 모습에 초점을 두지 않아요.

오히려 그런 과정은 모두 생략한 채

사랑 속에서 서로 변해버린 연인의 모습과

사랑하는 이를 곁에 두고

다른 이를 탐닉하고 떠나버리는 과정,

그리고 돌아선 사랑에 집착하는 모습 등

구차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가장 표면적인 모습으로

사랑의 속마음을 아프게 표현합니다.

(M6 : 최자, 프라이머리 – 달라[3:16])

A : Hello, stranger(헬로, 스트레인저)라는 대사로

시작되는 연극 크로저는

우리가 낯선 사람들에게

얼마나 쉽고, 위험하게 사랑에 빠지는지 알려줍니다.

“모두가 거짓말이에요.

사진은 슬픈 순간을 너무 아름답게 찍죠.

그 안의 사람들은 너무 슬프고 괴로운데도.

그리고 예술을 좋아한다는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감동을 받겠죠.”

극 중에서 앨리스가 전시회에 전시된

자신의 슬픈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고

덤덤히 말하는 이 대사는

사진도, 사랑도, 내면을 담담히 들여다보면,

아프고, 외롭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포기하는,

그런 사랑을 담은 연극, 클로저입니다.

(S2 : Broken Bells – October[3:40])

A : 연극, ‘클로저’는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으로

1997년 런던에서 초연된 뒤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번 한국, 대학로 예그린 씨어터에서

공연되는 클로저는 특별하게

영화계에서 남녀의 연애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던

‘연애의 온도’ 노덕 감독이 연출을 맡아

더욱 커다란 기대감을 주고 있는데요.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드는

그의 연애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은

어서 빨리 예매해야겠죠?

중간고사가 시작하면, 이번 연극은 끝이 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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