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 김나현 / 아나운서 : 이현준, 우인화 / 기술 : 이수민

(S1 : 조은애 – 돌려줄래 [03:40])

과거 여친 : 너는 군대 언제 갈 거야?

과거 남친 : 음... 가긴 가야겠지?

주변사람들이 빨리 갔다 오는 게 좋다고도 하고...

과거 여친 : 아 보내기 싫다~

가면 한 2학년 끝나고?(쉬고) 그냥 가지 말래?

S1↗

아나운서 : 군대 보내기 싫어하는 커플이 있었습니다.

같이 있는 것이 당연했고,

또 같이 있어 행복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지금 여자친구 곁에

남자 친구가 없습니다.

(1초 쉬고) 군대에 갔기 때문이에요.

(2초 쉬고) 이런 고구마같이 답답한

군화와 고무신의 바람 잘 날 없는

구름 같은 마음 이야기!

(1초 쉬고) 한번 들어볼까요?

(M1 : Z.I.N – 군대 보내기 싫은데[03:14])

아나운서 : 지난 시간에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시도 때도 없이 전화했었습니다.

첫 휴가를 갔다 와서 그런지 서로가 애틋해졌나 봐요.

그러나 전화를 많이 하면서,

보고 싶은 감정은 해소되었을지 몰라도,

전화 요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었습니다.

(쉬고) 이렇게 단절되지만, 또 비용이 필요한 관계.

그것이 군화와 고무신의 관계입니다.

M1↗

그래도 보고 싶은 커플은 전화를 많이 하게 되고,

전화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서로에 대해 그리움만 쌓여가는 데요.

그렇게 그리움에 빠져 상사병을 앓는 수준이 된

여자 친구와, 여자 친구를 너무 보고 싶은데

국방의 의무를 지녀 몸이 자유롭지 못한 남자 친구.

오늘은 어떤 말을 나눌지 궁금하시나요?

궁금하다면 한번 들어볼래요?

(M2 : 에디킴 – 긴 밤이 오면[03:47])

(E1 : 전화 연결음)

남자 친구 : 여보야~~

여자 친구 : 응... 안녕.

남자 친구 : 응?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

여자 친구 : 그냥... 요즘 힘들어서...

남자 친구 : 왜? 뭐가 힘들까?

여자 친구 : 아냐, 안 힘들어.

아니, 다른 애들에 비교하면 힘들지 않아.

그런데 나 왜 이럴까?

M2↗

여자 친구 : 나 요즘 매일 울어요.

솔직히 매일 힘들고, 매일 아파.

그나마 괜찮은 시간이 너랑 전화하는 시간?

너랑 연락 닿는 시간이야.

이런 게 상사병인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

내 감정이 통제가 안 돼.

진짜 너무 힘들다.

남자 친구 : 내가 잘못 했어?

내가 전화를 많이 안 해서 그런가?

여자 친구 : 너 잘못 아냐.

이건 내 잘못이지.

(쉬고) 내가 너 너무 많이 좋아하나 봐요.

그래서 힘들고 아픈 건가 봐요.

괜찮다고, 괜찮다고 다짐해도,

마음처럼 쉽지 않네.

(M3 : 규현 – 우리가 사랑한 시간[03:55])

남자 친구 : 네가 힘들다고 하니까,

내 마음이 아프다.

여자 친구 : 너는 정말 나한테 잘해주고 있는 거야.

내 친구도 남자 친구 군대 보냈는데,

일이 많아서 연락도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

근데 그냥 힘들다고 여자친구 몰래 외박 나왔다더라.

여자친구는 외박, 면회, 휴가만 바라보고 있는데...

남자 친구 : 진짜? 나쁘네! 걔.

여자 친구 : 그래도 나는 다른 애들 이야기 들으면서

위안받고 있어요. 다른 애들만큼은 힘들지 않으니까.

정말 고맙지 너한테...

M3↗

여자 친구 : 이렇게 마음을 추스르다가도

나 진짜 너무 힘들다 생각할 때 있어.

남자 친구 : 언젠데?

여자 친구 : 주변 커플들 볼 때,

학교 다니면서 너랑 있었던 추억들 생각날 때,

내가 습관적으로 너 찾을 때,

그냥 네가 내 옆에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이제는 아니라고 느껴질 때...

‘나도 내 세상의 우주가 너였을 때가 있었지’하면서

뭉클해지다가, 또 이제는 그런 네가 곁에 없다는

생각에 섭섭해지는 거 같아.

그런데 이렇게 너한테 섭섭하다고,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네가 보고 싶다는 거야.

(M4 : 성시경 – 어디선가 언젠가[04:31])

남자 친구 : 있잖아.

네가 나 보고 싶다고 할 때마다 나도 많이 힘들어.

여자 친구 : 그래?

남자 친구 : 응. ‘네가 바라는 대로 못 해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너를 힘들게 하는 게

아닌가?’라는 자책도 하고, 그래서 내가 군대에 있는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기도 해.

그런데 나는 근무를 해야 하고,

네가 힘들다고 하면, 내 마음도 아파.

나도 너 보고 싶고, 너 좋아하는데...

지금이라도 네가 있는 곳으로만 갈 수 있다면,

뭐든 다 할 건데,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M4↗

남자 친구 : 그래서 나는 너를 안 외롭게 해주려고

전화도 하고, 페이스북 메신저도 하는데...

가끔 네가 귀찮아하거나 바쁘다고 하면,

살짝 서운하더라.

여자 친구 : 나도 미안했어.

내가 계속 너만 바라볼 수는 없잖아.

나도 과제가 있고, 할 일이 있는데,

매일 저녁 시간을 너 전화만 기다리고,

너랑 전화하느라 아무것도 못 하면,

나는 어떻게? 너의 여자친구 말고는 없잖아.

남자 친구 : 나도 그렇게까지는 바라지 않아.

근데 전화는 받아줬으면 좋겠어.

네가 말을 안 하면 네가 뭘 하고 있는지,

바쁜지 안 바쁜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때부터 마음졸이고 걱정하는 거지.

여자 친구 : 나 걱정했어? 미안해.

근데 나한테도 다 사정이 있었어.

이제 무음도 안 해놓고,

일 있어도 전화 오면 잘 받을게.

(E2 : 통화 종료음)

(M5 : 조소현 - 부재중 [02:50])

(E1 : 전화 연결음)

여자 친구 : 바보야~

남자 친구 : 왜?

여자 친구 : (웃으면서) 그냥~

나 따뜻한 옷 사야 할 것 같아서 쇼핑하는데,

마땅히 살 게 없는 거 같은 거야.

옷을 봐도 사고 싶은 생각도 안 들고,

그래서 그만뒀어.

남자 친구 : 왜?

여자 친구 : 딱히 보여줄 사람도 없고,

예쁘게 입어야지 생각도 안 들어서?

남자 친구 : 그런 생각 하지 마!

내가 없어도 꾸미고 다니란 말이야!

내가 너 왜 좋아했는지 알아?

여자 친구 : 왜?

남자 친구 : 옷 잘 입고 자기관리도 잘 해서...

여자 친구 : 그래?

남자 친구 : 응!

그러니까 내가 없어도 그랬으면 좋겠어.

여자 친구 : 근데 내가 그렇게 입었던 건,

널 꼬시려는 거였는데...

너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었고,

자랑할 만한 여자 친구가 되고 싶었단 말이다!

남자 친구 : 그래도...

내가 없다고 네가 안 꾸미면 마음이 아프겠어?

안 아프겠어?

여자 친구 : (웃으면서) 아프겠나?

그래도 내가 너무 잘살고 있으면

너 부러워하잖아. 같이 있고 싶어 하고...

남자 친구 : 너랑은 항상 같이 있고 싶은 거고!

예쁘게 다녔으면 좋겠어.

여자 친구 : 알겠습니다!

(E2 : 통화 종료음)

(S2 : 치즈 – 잘 다녀와요[03:56])

아나운서 : 군대라는 상황 때문에 갈등이 있었던

군인 커플의 전화통화를 엿들어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쉬고)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보고 싶고

곁에 있고 싶은데 전화로는 안 채워지는

허전한 마음이 한 번쯤 들었을 거예요.

그러나 군인 커플에게는 떨어져 있는 것이

정말 당연한 일이고, 그래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죠.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도 같이 있는 것인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매일 같이 있을 수는 없잖아요?

S2↗

이 커플은 그래도 서로에게 맞춰주려 하고 있어요.

남자 친구도 여자 친구의 일을 존중해주고,

여자 친구도 남자 친구의 상황을 존중해주면서 말이죠.

그러나 이해한다는 건,

다른 의미로 덮어 두는 것이에요.

알면서 모르는 척,

안 괜찮으면서 괜찮은 척을 하는 거죠.

그러다가 나는 많은 것을 이해해주는데,

계속 반복되는 건 “혹시 나를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죠.

또다시 고민하는 자신이 싫어질 수도 있고요.

그러나 그럴 때마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했을 때

책임질 수 있는 감정인지, 서운해서 변명하는 것이

아닌, 진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쉬고) 군화와 고무신의 바람 잘 날 없는

구름 같은 마음 이야기!

사실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어요.

‘너무 빨리 끝나는 건 아닌가?’

‘아쉽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마음이 들 때, 더 절절한 것 아니겠어요.

군화와 고무신의 이야기도 그렇고요.

만약 여러분의 주변에 군인 커플이 있거나,

군인 커플이 될 사람들이 있다면,

격려나 위로의 이야기를 한마디씩 해주세요.

그 이야기가 큰 힘이 되거든요.

이젠 정말 마지막이네요.

매주 월요일 저녁 이렇게 군고구마를

청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아나운서를 맡은 이현준, 우인화였습니다.

S2↗

김나현 수습국원  cubrad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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